‘맨발의 기봉이’ 초등학교 입학
2007-03-14 박지영
초등생 된 기봉씨 "이젠 장가가고 싶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논두렁 밭두렁을 쉼 없이 달리고 또 달려 ‘맨발의 기봉씨’라는 별명이 붙은 엄기봉(44)씨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봉씨는 지난 2002년 12월 ‘순간포착…’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에게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달리기로 기쁨을 전한 사연이 소개되면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어릴 적, 병을 앓아 8살의 정신연령이지만 누구보다도 어머니를 생각하는 효심이 지극해 각박한 세상에 감동을 심어준 인물.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의 실제 주인공 자격으로 청와대에 초청될 정도로 유명인사가 됐다.
최근엔 충남 서산생활을 접고 중부전선 최전방지역인 강원도 철원에 안착했다. 노환으로 치매현상까지 드러낸 어머니로 인해 여동생 가족들과 함께 살게 된 것.
44살의 나이로 조카들과 어울려 늦깎이 초등학생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 입학식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기봉씨의 해맑은 미소가 공개됐다.
여동생이 준비해준 학용품과 체육복에 신이 난 기봉씨. 선물로 받은 공책, 색연필, 지우개 등을 제작진에게 자랑하며 연신 웃어댔다. 초등학생 조카들의 도움으로 이름을 적어 내려가며 진땀 빼는 대목에선 ‘마라톤’이 가장 쉬웠다는 얼굴. 그렇게 어려우면서도 만학의 꿈을 꾸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기봉씨는 “학교에 가기로 결심한 특별한 이유가 있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학교를 다녀야지. 아니면 내가 바보, 거지가 될 것 같다”며 “그래야 나도 빨리 장가를 갈 거 아니냐”는 말로 공부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기봉씨의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여전함을 드러낸 대목. 자신이 뛰는 이유가 어머니임을 새삼 확인시켜준 장면이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선 기봉씨가 입학식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3·1절 기념 마라톤 대회까지 참가한 사연과 입학식 날, 학교 내에 몰려든 취재진들로 인기 스타가 된 소식을 아울러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