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조정·중재자로서 역할 다할 것”
2006-12-22 정은혜
반기문 차기 유엔사무총장
반기문 차기 유엔사무총장이 14일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취임선서식을 갖고 첫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 시대를 열었다.
내달 2일부터 제8대 유엔 사무총장 업무를 시작하는 그는 이 날 192개 유엔회원국 대표들 앞에서 행한 연설에서 “유엔 회원국들은 수동적이고 모험을 꺼리는 사무국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용기있는 사무국을 갈구한다”고 밝히며 대대적인 유엔조직 개혁의사를 밝혔다.
이어 그는 “오직 유엔의 이익만을 위해 사무총장의 임무를 이행하며 의무수행 과정에서 어떤 정부나 유엔 외부 기관으로부터 지시를 구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엄숙히 선서한다”고 다짐했다.
반 차기총장은 또 “유엔의 3대 목표인 안전과 개발, 인권에 집중함으로써 평화롭고 번영되며 한층 공정한 세상을 열어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신뢰를 제고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갈등 조정자와 중재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유엔 헌장은 조직원들에게 고도의 효율성과 능력, 성실함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나는 그런 기준에 부합하도록 확고한 신망을 쌓아나가고, 솔선수범과 함께 무엇보다 고도의 윤리적 기준을 갖추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차기총장은 취임과 동시에 콩고 주둔 유엔평화유지군의 성추문, 코피 아난 사무총장 아들이 연루된 이라크 석유·식량계획 비리 의혹, 중동 분쟁해결 등 숱한 과제를 풀어야 한다.
그는 선서식 이후 한국특파원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라면서 공적·사적으로 혜택과 지도를 많이 받았고 조국에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며 “앞으로 말과 행동으로 표현 못할 경우가 있겠지만 어떻게 해야 도리를 다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마음 깊이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반 차기총장은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일시 귀국, 노무현 대통령 등을 만나고 마지막 충전기회를 가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