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비전… 승부수 던진다” 히든 카드 제시

2006-11-17     김현 

차기 주자 대권 로드맵 3
손학규 전경기도지사


북핵 정국의 여파로 차기 대권 주자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기에 바쁘다. 그 중 한나라당 손학규 전경기지사가 눈에 띈다. 당권 경쟁을 향한 그만의 나침반은 무엇일까. 이명박 전서울시장이 ‘국토개조론’을 주장했다면 손 전지사는 단연 ‘국가체질개선론’이다. 그에겐 대중적 매력 부족, 외곬(내향적 직관형)의 성격, 샌님 이미지 등 나약한 이미지가 잔재한다. 하지만 그는 이를 마이너스로 바라보지 않는다. 이 때문인지 자신감으로 승화시키는 재주를 지녔다는 평가다. “민심과 더불어 생활 속에서!” 국민의 삶과 함께하겠다는 손 전지사. 1차 100일 민심대장정을 마치고, 이젠 2차 손학규식의 ‘4+2 민심대토론’에 돌입, 2차 민심대장정에 올랐다. 차기대권주자 가운데 세번째로 한나라당 손학규 전경기지사의 ‘대권 로드맵‘을 살펴봤다.


손학규 전경기지사의 제1관문은 당권경쟁이다. 물론 버거울 법한 관문이다. 10%대를 못 넘긴 지금의 지지율로 봐선 모두들 ‘희망 없다’는 회의론까지 거론한다.
하지만 손 전지사 캠프에선 이에 대해 오히려 여유 있는 미소와 태도를 보인다.
손 전지사 캠프의 한 관계자는 “차기대선경쟁이 1년 남짓 아직 남아있고, 각 정당별 정국 변수를 예측할 수 없는 처지다”며 “이런 시점에 지지율만으로 민심향배를 다 훑었다고 결정내리는 것 자체가 섣부른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자신감이다. 이미지로 승부하기보단 정책과 비전으로 정치적인 지향점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대선정국은 예측불허다. 역대 대통령을 봐도 혜성(?)같은 인물이 차기 대통령감으로 등장해왔다.

‘손-이=정책, 코드, 리더십’ 대비
손 전지사의 ‘대권 로드맵’은 아직 추상적이다. 하지만 그는 ‘국가체질개선론’이란 나침반으로 확연하게 방향과 항로를 이끌고 있다. 그만의 정치적 ‘컬러’를 드러낸 것이다.
손 전지사는 “우선 국가자원을 근본적으로 재편성해야한다”며 “자금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집중시키고 재배치하는 일이 우선되어야한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국가 체질개선의 주요 포지션은 ‘일자리, 노후, 자녀교육, 주거’등 4대 불안과 ‘정치개혁, 안보’ 등 2대 과제의 해법 찾기다.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일반 국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취지다. 난상토론을 통해 방향제시도 할 것이란 얘기다. 2차 손학규식 ‘4+2 민심대토론’ 투어를 잘 살펴보면 이렇다. ‘생활 속에서 대한민국을 찾아나서는 선진국형 체질개선 작업’으로 비춰진다.
손 전지사는 ‘정책’, ‘코드’, ‘리더십’ 측면에서 이명박 전시장과는 대비된다. 이 전시장은 내륙운하 구상 등으로 ‘국토개조계획’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반면 손 전지사가 내세운 ‘국가체질개선론’은 선진국으로 가는 기초 다지기이다.
이 전시장이 ‘하드웨어 코드’라면 손 전지사는 ‘소프트웨어 코드’다.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지닌 이 전시장과 달리 손 전지사는 ‘북돋움의 리더십’, ‘아우름의 리더십’을 추구한다.
손 전지사의 이수원 공보특보는 “탁상공론식의 장밋빛 공약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다”며 “국민의 삶에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주는 정책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030세대’ 젊은 보수 호응
북핵 여파로 ‘안보’는 최대 현안이 됐다. 손 전지사는 북핵 문제 대응에서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그는 북핵 문제가 터졌을 때 “우리 힘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한미공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북핵 절대불용원칙, 국제공조의 원칙 등 3대 원칙은 보수단체인 뉴라이트 진영에서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다.
‘2030세대’ 젊은 보수층에서도 “(손 전지사는)항상 말이 앞서지 않고 묵묵히 할 일을 다 하는 모습이 좋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손 전지사는)본선 경쟁력이 강한 사람이다”, “내실이 탄탄한 사람이다”라고 평했다.
손 전지사는 정치권, 언론에서 훌륭한 지도자감으로 수위를 차지하곤 했다. 하지만 정작 대중들의 호응이 뜨겁지 못하다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민심대장정으로 극적 반등효과도 노려보았지만 지지율은 8%안팎에 눌러앉아있다.
정계개편 불씨가 타오르면서 이참에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아예 중도세력통합에 손 전지사를 끼워 넣자고 제안까지 했다.
이런 시점에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얘기들이 오고 갔다. 거두절미하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대통령(DJ)간의 모종의 딜설, ‘DJ-박근혜’ 빅딜설 등 3각 트라이앵글 구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DJ-손학규’ 빅딜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盧-DJ’의 구도 속에 빅딜 대상이 ‘박근혜-손학규’ 두 인물 중 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했다.
그러나 손 전지사측 캠프에선 “한마디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강하게 부정했다. 손 전지사의 반대세력들이 ‘음해’하는 시나리오일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미지 정치 노(NO)”
손 전지사는 “현실과 동떨어진 미지의 삶, 말 그대로 ‘여의도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아날로그 정치’보단 네크워크화된 ‘디지털 정치’를 선호한다. 특히 ‘통합의 리더십‘을 중요시한다. 이 때문에 ‘지역정치’, ‘패거리정치’, ‘세(勢)몰이 정치’ 등은 권위주의 시대의 아날로그 정치로 규정하고, 이런 시대정신을 ‘땅따먹기 정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상당히 ‘현실론자’처럼 비쳐진다. 그렇다. 지금의 손 전지사는 변했다. 현실 속에서 대책을 강구하는 스타일로 변모한 게 사실이다.
그는 늘 “21세기는 서로 다른 것이 융합하는 시대다”라며 “대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하지만 젊은 시절 그는 현실과는 괴리된 삶을 산 인물이다. 고교 3학년 때부터 세상의 중심에 서야할 30대 중반의 나이까지도 민주화운동에 매달렸다.
“학창시절 데모 때도 주삣주삣하지 않고 과감했다”면서 “온순하고 깔끔하게 생긴 외모와 달리 깡다구 있는 행동이 딴 판이었다”는 게 주변측근들의 전언이다.
1년 남짓 남은 대선. 손 전지사는 여전히 지지율이 하강곡선에 있다. 손 전지사 말처럼 정치는 ‘이변’이 속출한다. 속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이변’은 그냥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에게 주어진 우선과제는 대중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일일 것이다. 교수출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중적 표현력을 이끌어내는 말투도 필요하다.
손 전지사측에선 ‘이미지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중은 그에게서 그만의 ‘손학규식 브랜드’를 요구하고 있다.



# ‘손(孫)’ 캠프 중심에서 뛰는 사람들

열정·자신감…‘딱’ 손학규 전지사 닮은꼴

선거동력의 기본은 ‘인맥’과 ‘돈’이다. 다른 차기대권주자들에 비해 이 부분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손 전지사는 “단 한 번도 그런 걱정을 해본 일이 없다”고 했다. 끝까지 밀고 나가는 소신, 믿음이면 뭔가 해낼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지난 8일 서대문 사조빌딩에 자리 잡은 손 전지사캠프에서 그를 만났을 때도 기자에게 악수를 청하며 여유롭고 자신에 찬 미소를 보였다.
▲ 손 전지사캠프의 구성을 보면 자문기구로 이미 지난 6일 공식 발족한 ‘동아시아미래연대’가 있다. 이곳에는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이 이사장을 맡았고, 송태호 전 경기문화재단대표가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한다.
이 밖에 김영수 교수(서강대 정치학) 남상우 박사(전 KDI부원장) 조중래 교수(명지대) 김태승 박사(전 경기개발원) 등 50여명의 각 분야 학자와 전문가들이 모인 싱크탱크다. 이들 그룹은 ‘100일 민심대장정’에서 기록한 ‘민심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만들어 엮는 작업을 맡았다.
이사진으로는 윤호진 교수(단국대) 김형국 교수(숙명여대) 장달중 교수(서울대) 정종욱 교수(서울대) 김형국 교수(숙명여대) 이철규 교수(수원대) 백영옥 교수(명지대) 이혜경 이사장(여성문화예술기획) 등이 참여했다. 사무처장에는 경기개발원 출신 이재학씨가 맡았다.
동아시아미래연대의 한 관계자는 “국민생활을 접목시키는 생활정치의 밑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다”라며 “국민정치와 거리가 먼 정책과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했다.
서대문 사조빌딩 내에 위치한 캠프 사무실은 ‘일명’ 모바일 캠프 진영이다. 이곳은 잘 알려진 대로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한 김성식 정무특보가 모든 일을 총괄하고 있다. 이수원 전 경기도 공보관이 공보특보를, 손 전지사의 제자인 이윤생씨가 비서팀장 등을 맡아 일하고 있다. 이곳 캠프를 가보면 공보특보, 수행비서진 이하 모든 인재들이 열정적이다. 이들의 자신감 있는 표정은 딱 손 전지사다. 조직적으로는 임해규 의원,박정희· 신현태 전의원, 김형철 전 전남도당 사무처장, 이강수 서울시의원 등이 함께하고 있다.
순수한 지지모임으로는 ‘아름다운 손’과 ‘민심산악회’ 등이 있다. 이들 모임은 민심대장정이 모태가 돼 생긴 자원봉사대원 모임이다.
팬클럽은 네이버 블로그에 ‘미소&손’, 다음카페에 ‘파워손’ 싸이월드 대학생 팬클럽 등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