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가 CEO의 첫째 조건
2006-10-26 박혁진
삼성그룹 이학수 부회장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의 이학수 부회장은 웬만한 그룹의 총수보다도 더 유명한 뉴스메이커지만 언론과의 접촉이 드물기로 유명하다. 그가 모처럼 입을 열었다. 지난 14일 조선일보에서 새로 만든 주말판 경제섹션인 ‘Weekly BIZ’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서다.
이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2000년 이후부터 변화의 속도와 폭·깊이는 매년 제곱단위로 달라지고 있다”며 “기회를 빨리 찾고, 선점하는 것이 경영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1분 1초도 소흘히 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평소 철학이다. 그는 삼성의 성공요인으로 ▲회장의 리더십 ▲각 계열사의 자율경영 ▲전략기획실의 관제탑기능을 꼽았다. 삼성그룹 내에서 자주 거론되는 ‘삼각편대론’이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제품과 기술·경영방식 등 전 부문에서 삼성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최고의 경영자’로 자신있게 삼성 이건희 회장을 꼽았다. GE의 잭 웰치보다도 더 훌륭하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개인적 생각. 그 이유로는 스케일과 섬세함을 꼽았다. 일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것도 이건희 회장의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학수 부회장은 CEO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 3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주주신임이고 또 하나는 실력, 마지막은 조직구성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즉, 주주나 임직원들이 인간성을 믿고 ‘신뢰’를 보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개인적인 성공비결을 ‘줄을 잘 선 것’이라고 표현했다.
“힘센 사람에게 줄을 잘 섰다는 것이 아니라 좋은 선배와 상사들을 만나 일을 제대로 배웠다는 뜻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