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미국 네오콘 북한 악용 말라”
2006-09-21 정은혜
“네오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장벽 치듯 북한 몰아붙여”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북한을 악용하고 있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14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창간호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미국과 일본의 보수 세력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인 르몽드의 자매지로 국제문제 전문 월간지다.
김 전대통령은 “네오콘들은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생각하며 미사일 방어(MD) 체제 같은 군비를 확장하고 일본을 재무장시키려 한다”며 “이를 위해 뭔가 구실과 빌미를 찾고 있는데 그게 바로 북한”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에 대해서도 “악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북한을) 이용하고 있다. 일본 총리가 될 것이 확실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도 결국 북한을 공격해서 인기가 올라갔다”고 비판했다.
김 전대통령은 “북한이 그 의미를 간파하고 역으로 행동해야 하는데 자꾸 구실을 줘서 망치고 있다”면서도 “북한은 대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 미국의 네오콘은 마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장벽을 치듯 북한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지적하면서 “지금 북한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꾸 미국이나 일본의 강경 세력이 손뼉치고 좋아할 일을 많이 한다”며 “하루라도 빨리 남북 정상회담을 해야 문제가 풀린다”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특히 6·25전쟁의 발생 배경을 두고 “당신네(미국과 소련)들이 냉전체제로 들어가니까 우리가 대리전을 하다시피 동족이 싸웠다”며 “왜 당신들의 책임은 생각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의 전시작전통제권 논란과 관련해 “현 정부가 미국과 근본적으로 어긋나는 길을 가려 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한국을 만만히 보는 나라는 없는데 다만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못 갖고 있는 게 우리 모두의 불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