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파’ 사건 꼭 다루고 싶었다”
2006-02-28 김민주
권 작가는 이들이 체포된 뒤 “가장 죽이고 싶었던 것은 어머니였다”, “살해할 부자들 명단을 작성해 놓고 있었는데, 다 못 죽인 게 분하다”라고 내뱉은 말들을 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또한 당시 대중들은 이들을 두고 “광화문 네거리에서 공개처형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실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때문에 이 사건, 즉 끔찍한 ‘범죄자’와 그들의 ‘죄와 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에는 감히 만화로 써볼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최근에 다시 한번 써봐야겠다는 계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얼마전 문제의 ‘살인공장’이 지금은 교회로 쓰이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다시한번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싶었어요. 지금이라면 그 당시와는 만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뀌었으므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런데 문제는 그 형식과 묘사를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을까였어요. 범인의 유족들과 사건의 피해자들이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결국 사건에서 모티브만 잡되, 만화는 순전히 상상력에 의존해 창작으로 할 생각입니다.”
권 작가는 이렇게 해서 탄생한 만화 ‘천진난폭’에 대해 “결코 주인공들을 동정하지도 않고, 편견을 갖게 하지도 않도록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할 생각”이라며 “이 주인공들의 범행과정과 그들의 어린시절, 가족관계, 성장관계 등을 통해 범행을 저지르는 현재의 성격이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들의 범죄가 경찰에 드러나 체포되기 전까지가 주를 이루며, 체포 이후부터 사형까지는 ‘별책’의 형태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권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범죄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의 본성, 또한 그들에게 주어지는 벌(사형)에 대해서도 독자들이 고민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