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VS 친이 강캠프 42:44 이 캠프 22:40 작성

2006-09-13     홍준철 
박근혜-이명박-손학규 국회의원 126명 성향분석 문건

한나라당내에서 친박 반박 성향의 분류표가 돌고 있다는 것이 소문이 아닌 사실인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강재섭 캠프뿐만이 아니라 이재오 진영에서도 국회의원들의 성향을 조사한 문건이 본지에 입수됐다. 이는 지난 7·11전당대회가 친박 세력과 친이세력 둘로 나뉘어 조직적으로 치러졌음을 입증하고 있다. 각 캠프에서 작성한 분류표에는 의원들의 선수, 지역, 모임별로 분류하고 의원들 성향이 강과 이로 체크돼 있다. 한편 손학규 캠프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분석표도 발견돼 파문이 일 전망이다. 친박, 친이, 친손, 중도 등 한나라당 126명 국회의원들의 성향을 분석했다. 특히 이 표에는 ‘노력대상 35명’ 의원들이 체크돼 있어 손 전지사가 본격적으로 당내 자기 인맥 심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한나라당이 차기 대선을 앞두고 당내 유력한 주자들의 세 불리기가 한창이다. 이명박 전서울시장은 지역, 학연을 중심으로 국회의원들과 저녁만찬을 가지며 자기사람 심기에 나섰다. 박근혜 전대표도 비밀리에 당내 인사들과 일대일 대면 접촉을 통해 친박 진영의 단도리에 나섰다는 소문이다. 손 전지사의 행보도 바빠졌다. 손 캠프에서는 당내 인사들의 성향표를 작성하고 손학규 계보를 만들어 취약한 당내기반을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본보가 입수한 국회의원 분류표는 지난 7·11전당 대회를 기점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였다.


미분류 강 39명 이 62명
강재섭 캠프에서 작성한 성향분석표와 이재오 캠프에서 작성한 것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중도성향의 의원숫자에서 차이를 보였다. 강 캠프가 39명을 중도성향 의원으로 파악한 반면 이 캠프에서는 62명이나 미분류로 남겨뒀기 때문이다.
강 후보를 지지한 의원들도 다양했다. 일단 7·11전대가 박근혜 이명박 대리전으로 치러진 결과 친박 인사들이 대거 강 캠프를 지원했다. 박근혜 대표 시절 당직을 맡았던 인사들도 강 캠프쪽으로 돌아섰다.
모임별로 보면 초지일관, 무욕회, 안보모임, 푸른모임 등 소속 인사들 다수가 강재섭 캠프를 도왔다. 지역별로는 대구, 경남에서 강세를 보였다. 특히 약세로 평가받던 서울과 경기, 인천지역 출신 의원들로부터 골고루 지원을 받았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강 캠프에서 우군으로 파악한 당내 의원은 42명 정도였다. 이재오 캠프를 지원한 인사는 44명으로 약간 더 높게 분석했다.


강·이 동일 성향 61명 지적
반면 이재오 캠프에서 작성한 분류표를 보면 국가발전전략연구회(이하 국발연)와 새정치수요모임(이하 수요모임) 의원들이 다수 지지했음을 알 수 있었다. 지역적으로는 경북과 부산 출신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강 캠프보다 사전 선거 운동에 소홀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 캠프에서 작성한 성향 분석표보다 중도 성향의 의원들이 20여명이나 많았다. 또한 이 후보 지지 의원 숫자는 40명으로 잡은 데 비해 강 후보쪽으로는 22명으로 분류하는 등 차이를 보였다.
이 캠프에서는 선수별, 지역별, 모임별 당직을 자세히 적음으로써 국회의원들을 분류하는 데 신경쓴 흔적이 엿보였다.
강 캠프와 이 캠프에서 분석한 친박 친이 국회의원 성향 분류는 크게 다르진 않았다. 전체 126명중 61명은 양쪽진영에서 공통적으로 친박이건 친이로 내다봤다.
두 분류표에 공통적으로 지적한 친이명박 인사는 38명, 친박근혜 인사는 23명으로 예상과는 달리 이명박 인사가 더 많게 나타났다. 이는 한나라당 국회의원 역시 국민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박 전대표보다 이 전시장을 더 대통령감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손 캠프, 친손 11명 노력대상 35명
강 캠프나 이캠프가 작성한 분류표가 전당대회용이었기 때문에 이분법적으로 분류된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 손학규 캠프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국회의원 성향 분석표는 좀 더 사실적이다.
손 캠프에서 자체 분석한 성향 분석표에 따르면 친박 인사로 49명, 친MB 20명, 친손인사도 11명으로 잡았다. 중도성향의 인사들로는 24명, 정체를 알 수 없는 미분류 인사도 11명이나 잡았다. 중도성향 인사와 미분류 인사를 합친다고 해도 앞서 두 캠프에서 작성한 미분류 숫자보다 적어졌다.
또 눈에 띄는 점은 손 캠프에서는 앞으로 손 전지사가 자기 사람으로 만들 35명 의원들을 ‘노력대상’으로 분류한 대목이다.
손 캠프에서는 노력대상의 인물로 꼽은 의원들은 다음과 같다.
권영세, 권오을, 김애실, 김영덕, 김재경, 김정권, 나경원, 박승환, 박재완, 박진, 배일도, 안명옥, 안홍준, 윤건영, 이강두, 이계경, 이계진, 이명규, 이상배, 이성권, 이재웅, 이재창, 이종구, 이주영, 이주호, 이한구, 임태희, 전재희, 정의화, 정진섭, 정화원, 주호영, 진수희, 진영, 홍문표


줄세우기 시작? ‘촉각’
한편 잇따라 성향분석표가 나돌자 국회의원들은 아연 긴장하는 모습이다. 대선이 1년반이나 남았는데 벌써 줄세우기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어디에 속해 있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이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진영간 보이지 않는 대선 전초전을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