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생명공학계 그들이 주무른다”
2005-08-09 홍성철
전 세계에 ‘황우석 신드롬’과 ‘황우석 쇼크’를 불러온 핵심 주·조연들이다. 이들 중 수의학과 이병천 교수와 농생명공학부 이창규 교수는 광우병 내성소 등 질병저항동물 생산과 이종간 장기이식 분야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병천 교수는 국내 최초 시험관 송아지, 할구복제를 이용한 복제송아지, 국내 최초 체세포복제 송아지 ‘영롱이’ 등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줄기세포 분야를 이끌고 있는 수의학과 강성근 교수는 세계 최초 광우병 내성 복제소와 장기이식용 무균돼지를 잇따라 생산해 내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이들 외에도 황우석 사단에 소속된 연구원들 중 박사과정의 김수씨를 비롯해 줄기세포팀 권대기·박선우·권희선 연구원 등도 숨은 공로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팀을 이뤄 서울 송파구 가락동과 경기도 안양·이천 등의 도축장에서 하루 두 차례씩 가축의 난소를 채집하는 것은 물론 난자분리, 체세포 핵이식, 배아복제 등 고난도 작업을 무리없이 소화해 내고 있다. 세계 최초로 복제개 ‘스너피’를 탄생시킨 배후에도 3년 동안 황 박사와 함께 연구에 몰두한 일명 ‘개팀’ 연구원이 있었다. ‘개팀’에는 황 박사의 오른팔격인 이병천 교수를 필두로 난자 채취 일인자 김민규 박사, 소이식 대가인 장구 연구원 등 7명이 포진해 있다. 이들 연구원 7명은 각자 전문성을 살리고 서로 약점을 보완하면서 3년이라는 세월을 개 복제에 총력을 기울였다. 98년 황 박사 연구팀에 합류한 김민규 박사는 개를 복제하는 데 가장 큰 난관이었던 성숙한 난자 채취를 해결한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장구 연구원은 소와 돼지 난자를 다룬 노하우를 살려 외국 연구팀이 1시간 걸리는 난자 조작을 10분 만에 해치우는 능력을 발휘했다. 황우석 사단에는 서울대 연구팀 외에 학계와 병원 등의 임상 및 세포생리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른바 ‘외인 부대’도 참여하고 있다.면역학 분야 국내 권위자인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안규리 교수는 2002년 황 박사팀에 합류해 줄기세포의 면역 거부반응을 점검하는 등 장기이식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황 박사팀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안 교수는 앞으로 줄기세포에 대한 영장류 이식실험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숨은 공로자로 인정받고 있는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문신용 교수는 연구팀을 조정·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밖에 산부인과 전문의인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과 김선종 박사, 한양대병원 황정혜 교수 등은 불임치료를 통해 얻은 줄기세포 추출에 관한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있다.
# “정계 입문할 뻔 했다” - 이해찬·정동영 서울대 72학번 동기
인간에 가장 가깝다는 개 복제를 성공,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황우석 박사의 정계 인맥이 화제가 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새해 벽두 빠지지 않고 찾는 인물중 한 사람이라는 것. 이는 황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가 ‘국민의 정부’ 당시 두뇌한국(BK21) 사업의 일환이라는 데서 연유한다. 두뇌한국과 관련, 빼놓을 수 없는 인사가 또 있다. 교육부 장관 시절 두뇌한국을 진두지휘한 이해찬 국무총리다. 황 박사와 이 총리는 20년 지기로 충남 청양이 고향인 이 총리가 서울대 문리대 시절 황 교수의 모교인 대전고 출신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인연이 시작됐다는 후문이다.
서울대 72학번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 역시 황 교수와 친분이 두텁다. 두 사람은 96년 정 장관이 15대 총선을 통해 금배지를 단 후 ‘노벨상 후원회’를 만들자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고 전해진다. 때문에 황 박사가 17대 총선 비례대표 영입 1순위로 거론되곤 했다. 황 박사의 정치권 인맥이 여야를 넘나든다는 사실 또한 놀라운 일이다. 황 박사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도 보통 사이가 아니다. 박 대표가 2004년 4월 황 박사 후원회 발족식에 참석한 이후 인연이 지속되고 있다. 황 박사는 답례 차원에서 지난 해 12월 박 대표의 동생 지만씨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한편 황 박사가 명문고인 대전고를 졸업한 탓에 충청권 정치인들과도 인연이 깊다.
심대평 충남지사를 비롯 여야를 막론하고 대전고 출신 정치인들은 황 박사와 ‘동문’이라는 이름으로 얽혀있다. 정치권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는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 역시 황 박사의 든든한 후견인이다. 올해 예산 가운데 265억원을 ‘황우석 연구팀’에 투입한 것도 오 장관의 백업 덕분이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황 박사의 정계 인맥 중 가장 눈에 띄는 인사들은 ‘황금박쥐’ 멤버다. 이들은 황 박사와 정기적 모임을 갖고 있어 더욱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황 박사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청와대 김병준 정책실장, 박기영 정보과학기술 보좌관 등이 그들이다. 황 박사의 ‘황’과 김 실장의 성(金) 한자 음인 ‘금’, 박 보좌관의 ‘박’, 진 장관의 성과 발음이 비슷한 ‘쥐’가 결합해 ‘황금박쥐‘가 탄생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