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신파’ 극작가 김명화 “한국 연극판 그리고 싶었다”

2004-11-29      
2년 반만에 새 작품을 발표하는 극작가 김명화(39). 김씨가 연출하고 극단 산울림이 공연중인 ‘카페 신파’에는 김씨가 바라본 세상 풍경이 엮여 있다. 비평으로 연극계에 입문(1994년)해 극작가로 변신에 성공(1997년)한 독특한 경력이 말해 주듯, 그의 작품에는 어디에서건 허술한 구석이 발견되지 않는다. ‘돐날’, ‘첼로와 케첩’ 등 한 번 작품을 상연시켰다 하면 화제를 흩뿌렸다. ‘카페 신파’는 현재 한국 연극판의 축도다. 그 카페에 모여 연출가, 기획자, 제작자가 내뱉는 말은 이 시대 연극이 가난 속에서도 제 갈 길을 헛 짚지 말아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

그러나 이 연극이 가장 귀 기울이는 것은 배우들의 목소리다. 만년 조연만 하는 늙은 여배우가 있고, 어느 날부터 자꾸 대사를 ‘씹어대는’ 중견 배우가 있다. 21세기는 그들의 절망마저 익숙하게 밖으로 밀쳐내 버린다.작가로서 그는 이 시대를 “기대했던 데 대한 배반감이 자욱한 쓸쓸함으로 가득 찼다”며 “총체적 부도덕의 시기”라고 했다. “그런 기분을 순하게 표현해 본 게 ‘카페 신파’죠. ‘돐날’이 강하게 나타냈던 작품이라면요.”앞으로 그는 자기 작품의 포섭 대상을 보다 확산시킬 작정이다. 식민유산을 극복할 수 있었던 유일한 기회, 반민특위에 대한 작품도 그 표 안에 들어 있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