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진의원 부인들 둘러싼 ‘~카더라’

2006-09-10     이금미 
휴가철 여의도 정가에 왠 ‘괴소문’?

‘하한정국’임에도 여의도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여야 중진의원의 부인들을 둘러싼 ‘괴소문’ 때문이다. 괴소문은 대개 ‘카더라’로 통하지만, 정가를 몇 바퀴 돌고 나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어”로 변질되기도 한다. 때문에 소문을 접한 중진의원과 그 부인들의 불편한 심기 역시 소문 후속타격으로 받아들여져 정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한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먼저, B씨의 도박 관련 소문은 지난 7월 북한이 동해에 미사일을 쏘아 올렸던 시기를 전후에 흘러 나왔다. 북한 미사일과 관련해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회의’, B씨의 남편이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이 기간 A의원이 공식적인 일정을 취소하고 휴가를 보내고 있다는 게 바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여당에서도 거물로 통하는 A씨와 관련, “국내에 머물고 있다면 중차대한 현안 회의에 불참했겠는가”라는 의혹이 일었다.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A씨의 불참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뒤이어 A씨와 B씨가 도박 중독증이다, 휴가 기간 마카오로 도박여행을 떠났다는 얘기가 나돌기 시작했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마카오 현지 호텔, 이들 부부가 묵었다는 방 번호도 등장했다. 하지만, 당시 A의원은 서울 소재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이유로 2박3일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한 때 보석회사에 동업 형식으로 참여했던 D씨가 보석을 밀수하다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는 소문이다. D씨가 다량의 보석을 국내에 들여오는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세관을 거치지 않았다는 얘기와 함께, 이 과정에서 유력 정치인인 남편의 신분을 이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물론 검찰이 내사를 벌이고 있으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C의원의 정치 생명에도 타격을 줄 것이란 그럴듯한 얘기도 나돌고 있다. 게다가 D씨의 경우 엎친데 덮친격으로 수백억원을 횡령했다는 소문까지 더해지고 있다.

‘빈센트 시계’ 사기당한 소문도
이 소문과 관련, C의원이나 D씨의 대응 논리는 “진실은 언제가 밝혀진다”는 것이다. 한편, 명품 중독증 소문은 얼마 전 가짜 명품시계에 등장하는 여당 중진의원 부인 때문에 불똥이 튄 경우다. E의원의 지역구는 지방 광역도시이며, F씨의 거주지 역시 이 광역도시임에도 서울 청담동을 비롯해 유명 백화점 명품관에 자주 나타난다는 게 이 소문의 골자다. 실제로, 국회 주변에선 얼굴 절반을 가릴 만큼 커다란 선글라스를 착용한 F씨를 명품 거리에서 “목격했다”는 진술이 나오기도 했다. 이 소문에 대한 F씨측의 입장은 확고하다. “F씨가 명품을 착용하거나, 구매하는 것을 봤느냐?”사실, 정치권을 떠도는 괴소문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게 사실이다. 그 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근거도 없는 경우가 상당수인 탓에 괴소문을 접하면 일단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괴소문과 관련된 일말의 실마리를 어느 누가 찾았다는 얘기가 들려온다면 소문은 그때부터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어?” 단계를 거쳐 ‘진짜’로 둔갑하기가 일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