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昌) 복심 윤여준 vs DJ ‘입’ 박선숙 전 차관

2006-05-18     홍준철 
서울 시장 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총재 ‘끌어안기’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 지난 97년 대선에서 DJ와 창의 재대결로 보면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단 오 후보측이 창심(昌心)을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오 후보는 지난달 27일 이 전 총재의 남대문 사무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 전 총재는 내 정치적 스승”이라며 인연을 강조했다. 사실 오 후보는 2000년 총선당시 이 전 총재가 직접 영입한 케이스로 이회창 친위대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후 오 후보는 이 전 총재의 복심 중 복심으로 알려진 윤여준 전 의원을 서울시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윤 전 의원은 이 후보를 앞세워 두 번의 대선과 지난 17대 총선의 기획을 맡기도 했던 인물.

이로 인해 이회창 책사라는 별칭도 얻었다. 강금실 후보도 DJ에 대한 애정표현에 있어 오 후보 못지 않은 상황이다. 박선숙 전차관을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영입한데 이어 지난 9일에는 김 전 대통령을 방문했다. 박 전 차관은 국민회의 부대변인을 거쳐 국민의 정부시절 최초의 청와대 여성 공보수석을 맡았다. 청와대 대변인을 하면서도 구설에 오르지 않아 DJ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한편 DJ 처조카이자 ‘97년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일명, 대통령 선거전략보고서) 저자인 이영작 한양대 석좌교수는 강 후보에 애정 어린 충고를 보냈다. 한때 강 캠프에선 윤 전 의원이 오 후보 캠프에 참여할 당시 ‘대항마’로 이 교수가 거론되기도 했다.이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95년 조순과 박찬종 후보간 서울시장 선거를 볼 때 초반 박 후보가 10%정도 조 후보에 앞서 있었다”며 “그러나 막판 박 후보의 ‘유신 찬양 글’이 TV토론회에서 드러나 부동층 30% 대부분을 잡은 조 후보가 승리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유신 찬양의 글에 대한 잘잘못을 떠나 거짓말 했다는 사실이 박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다.그는 강 후보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이나 강 후보 캠프에서는 다 알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모르는 오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드러나면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인신공격성 네거티브 전략이 아닌 구체적인 팩트(사실)를 가지고 일반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교수는 강 후보에게 고언도 아끼질 않았다.

그는 “강 후보는 대통령이나 당으로부터 도움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그렇다면 강 후보 개인의 힘으로 돌파해야 하는데 초기 보라색 전략은 잘못됐고 결국은 오 후보에게 밀리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선거 전략통으로 이 교수는 또 공식선거전까지는 포지티브한 선거를 치러야 하지만 선거기간에는 ‘왜 상대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안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런 구체적인 시나리오는 출마의 변을 내놓을 당시부터 치밀하게 준비됐어야 하는데 잘 보이질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