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파문은 ‘오세훈 죽이기’…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의심이 간다”
2006-05-18 홍준철
특히 박 의원은 “술집 동영상 파문을 오세훈 후보와 연결시키려는 여당 일각의 움직임이 음모론의 근거”라고 주장했다. 박의원은 “열린우리당이 서울시장 경선 흥행실패를 만회하려고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한 게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그쪽에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수사의뢰를 하지는 않았다”면서 “지방선거가 끝나면 유포자와 관련자를 반드시 찾아내 진실을 밝히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술집 동영상 파문이후 박 의원은 평정을 되찾은 듯 보였다. 마음 고생이 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장수가 전쟁터에서 화상도 상처도 입고 그러는 거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그동안 억울했던 심경을 본격적으로 토로했다. 특히 몰래 카메라로 찍힌 내용과 시기, 그리고 발표시점이 다르다는 점을 들며 자신은 공작 정치의 희생자라고 반박했다.
공작정치의 근거로 그는 자신의 핸드폰에 대한 도청의혹을 제기했다. 청담동 모처의 카페에서 사람을 만날 때 모든 약속은 핸드폰으로 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자신의 전화통화 내용을 감청해 누군가가 미리 촬영준비를 했을 것이란 얘기다.두 번째로 술집 동영상이 찍힌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술집 동영상이 촬영된 시점이 3월인데 그 당시에는 한나라당의 최대 이슈가 ‘외부인사 영입론’이었다. 누가 서울시장 후보로 될 것인지에 대해 민감한 시기였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박 의원은 술집 동영상이 한 여성재단 홈페이지에 올려지는 과정에서 치밀함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인터넷 여론에 올리는 방식도 아마추어가 할 수가 없는 방식이었다”며 “불법 동영상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니깐 여성재단에 올리고 여성단체는 반대 성명을 내게 하고 그런 계기로 공식 제도 언론도 쓰게 하고 그런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배후설도 제기했다.
무엇보다 박 의원은 음모론 주장 근거로 술집 동영상과 오세훈 후보와 연결시키려고 하는 점을 들었다.그는 “정치권 일각에서 동영상 찍힌 술집에서 오세훈 후보를 만났다느니 오 후보가 몰카 촬영 당시 함께 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이는 모두 근거도 실체도 없는 낭설”이라며 “오 의원이 경선출마를 결심한 것은 4월5일쯤이고 (동영상 촬영날은) 3월이다. 당시에는 정몽준씨가 세간에 주목받고 있었던 시기다.
그런데 그것을 오 후보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게 최연희 의원 사건과 더불어 정국 반전카드로 사용하려고 했었던 흔적”이라고 여당을 겨냥했다.80년대 박 의원은 자신이 보안사 민간인 사찰번호 5번이었다고 언급하면서 그때도 품격은 있었다며 동영상 유포는 “21세기에서 일어날 수 없는 반문명적인 작태”라고 한탄했다.그는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해 몰카 작성자와 인터넷 유포자를 반드시 색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계동 의원과의 일문일답.
▲ 마음 고생이 심할텐데.
-어쨌든 문제를 일으켜 죄송하다. 장수가 전쟁터에 나가면 화상도 입고 상처도 입고 그러는 거다.
▲ 몰카 동영상 파문이 예상과 달리 큰 파장을 일으키지 않고 있는데.
-내가 예전에 보안사 사찰번호 5번이었다. 당시 재야인사나 야당 국회의원, 시민사회 단체들 모두 고유사찰 번호를 매겨서 사찰을 했다. 그때도 품격은 있었다. 21세기 들어서도 이런 행위가 나타나는 게 반문명적이라고 생각한다. 근거도 품격도 없다.
▲ 공작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어떻게 보는가.
-(그 장소에서 만나자고)핸드폰으로 통화했다. 내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다. 당시 카메라는 렌즈형 카메라이고 발표 시기도 선거 앞에 맞춰서 하고 다 공작정치라고 본다.
▲ 공작이란 점을 입증할 증거는 있는가.
-현재 수집중이다. 내용은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
▲ 여당이 왜 그런 일을 벌였다고 생각하는가.
-분풀이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선거 국면에서 동영상이 유포된 시점이 여당에선 강금실 이계안 경선에 4%미만의 선거인단이 참여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반전카드로 사용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동영상이 급속도로 빠르게 퍼졌다.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일시에 불을 지르는 방식으로 여론에 접근했다. 아마추어가 할 수가 없는 방식이었다. 여성재단에 올린 것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불법 동영상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니깐 여성재단에 올린 것이다. 여성단체는 곧바로 반대 성명을 냈다. 언론은 이를 받아 기사화했다. 그런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배후에)오퍼레이터가 있다고 봐야 한다.
▲ 오세훈 후보를 동영상 찍힌 카페에서 만났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런 적은 없다. 그게 선거에 악용하려고 애쓰는 음모설의 핵심이다. 오 의원이 경선출마를 결심한 것은 4월5일쯤이고 (동영상 촬영날은) 3월이다. 3월에는 정몽준씨가 세간에 주목받고 있었던 시기다. 그런데 그것을 오세훈으로 막 끌고 가려고 한다. 최연희 의원 사건과 마찬가지로 (여당이)반전카드로 사용하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실제로 오 후보를 만난 적이 없다. 근거도 없는 얘기다.
▲ 수사의뢰를 할 생각인가.
-아직 안했다. 5·31선거이후에 하려고 하고 있다. 작성자와 유포자는 반드시 색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