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박종진] 유재일의 조언 “유승민, 유비가 돼라”

‘노빠꾸’ 정신으로 달리고 있는 손학규 대표

2019-10-26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되면서 조국 사태가 2라운드에 돌입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조 전 장관 검찰조사 여부다. 야당에서는 조 전 장관의 검찰 조사는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에서는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19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안철수 전 대표를 비하했다는 이유로 ‘당직 직위해제’ 징계를 내렸다.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09회에서는 조 전 장관의 운명, 바른미래당 내홍, 보수 통합의 방향 등을 대한 주제로 지난 24일 토론을 진행했다.

 

이준석 “징계,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본다”

‘제3지대’ 관련 삼국지 천하삼분지계 거론한 유재일

 

‘주간 박종진’ 109회에는 박종진 앵커 외에 이준석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조대원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위원장, 유재일 정치평론가가 출연했다. 네 사람은 최근 ‘주간 박종진’에서 최고의 입담을 선보이고 있다.

 

비당권파 밀어내려는 손학규

박종진 “코미디 하나?” 일갈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18일 안철수 전 대표를 비하했다는 이유로 제소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에게 ‘당직 직위 해제’ 징계를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이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자격과 서울 지역위원장직을 모두 박탈당했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7시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4차 윤리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논의 끝에 이 최고위원의 징계를 ‘당직 직위 해제’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오늘 윤리위원 중에 2명이 사퇴서를 제출한 걸로 알고 있다”며 “9명의 위원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2명 궐위됐으니 지금 윤리위는 와해됐다고 봐야 한다”며 징계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징계 직후 “손학규 대표가 임명한 윤리위원장이 이끄는 윤리위원회에서 바른정당 출신의 인사들에게 꾸준히 징계를 하고 있는데 사당화라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니겠나”라며 “10% 지지율 약속을 국민에게 하고 식언을 해서 당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것만큼의 윤리적 지탄을 받을 행위가 또 있겠나.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비판했다.

윤리위가 지적한 문제의 발언은 지난 3월 25일 바른미래연구원 주관 청년정치학교 입학식 관련 행사에서 나왔다.

윤리위에 따르면 당시 이 최고위원은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해 비속어가 섞인 비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은 당시 동석했던 한 유튜버에 의해 녹취돼 대중에게 공개됐다.

박종진 앵커는 방송 시작과 함께 “이준석 최고위원이 바른미래당에서 위원장도 아웃되고 다 아웃됐다”며 이 전 최고위원에게 “심정 얘기해 달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윤리위원회 안에 보면 절차가 있다. 소명하라고. (하지만) 하나도 안했다. 어짜피 정치적인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박 앵커는 “소명했으면 달라졌나?”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아니다. 그러니까 안 했다. 애초에 지난 3월에 있었던, 지금으로부터 7개월 전에 있었던 일을 징계하겠다고 나선 거다”라며 “문제는 5월에 윤리위원회에서 ‘아무 문제 없음’이라고 통보가 왔다. 그런데 이번에 윤리위원장이 교체됐다. 안병원 위원장이라고 국민의당 출신 인사고 지난번 서울시당 공천위원장을 하면서 저랑 마찰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분이 들어오면서 재심사를 하겠다 해가지고 이렇게 됐다.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본다. 최고위원회가 9명인데 원래 5:4로 비당권파가 우세하다. 거기서 손학규 대표가 우세해 지려면 4:3을 만들어야 된다. 하태경‧이준석을 자르면 된다 이렇게 해서 움직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참 묘한 게 그렇게 자르려고 하니까 원래 당권파로 분류됐던 문병호 최고위원이 내가 봐도 이준석‧하태경 징계는 부당하고 해서 자기도 최고위원회의 안 나가겠다고 선언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 최고위원은 “손학규 대표가 조금 있으면 문병호 최고위원도 자르겠다고 나올 거다”라고 전망했다.

이를 듣던 박 앵커는 어이가 없는 상황에 대해 “코미디 하나?”라고 일갈했다. 그러자 이 전 최고의원도 “그분은 갈 곳이 앞에 보이는데 방법이 안 보이니까 노빠꾸 정신으로 달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노빠꾸’란 ‘No Back’을 한국식으로 표기한 것으로 여러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러나지 않고 돌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 전 최고위원은 당 징계에도 불구하고 내년 총선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방송에서 “노원병에서 다른 경쟁력 있는 후보가 많이 나오지 않을 걸로 본다. 어떻게든 난 출마한다”라고 말했다.

 

보수통합=유승민?

내년 총선 한국당‧민주당 중심?

 

방송에서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보수통합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유승민 의원의 밀당이 화제였다.

박 앵커는 보수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솔직히 말해서 보수통합이라는 말은 유승민과 동의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널들에게 자유한국당 당원이라는 전제하에 ‘유승민은 필요없다’ ‘들어오면 좋지만 반성문 내고 들어와라’ ‘유승민은 꼭 들어와야 한다’ 3가지 선택지 중 한 가지를 고르라고 주문했다.

먼저 조대원 당협위원장은 “유승민 정도도 손학규 정도도 못 끌어안아서 어떡하냐”며 유 의원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일 정치평론가는 “유승민 빼고 보수대통합을 얘기할 수 있나”라며 삼국지 속 천하삼분지계를 예로 들었다.

유 평론가는 “내년 총선에 자유한국당하고 민주당만 둘 중 하나로 통합되는 그런 구도로 갈 거냐, 나는 유승민 의원이 판을 흔들 수 있다고 본다”라며 “보수의 기준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태도다. 진보의 기준은 조국 전 장관이다. 합리적인 보수는 이런 기준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판단의 기준으로 보수냐 아니냐 입당이냐 아니냐라고 말하는 순간 유승민의 아이콘이 사라진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를 보수의 기준, 조국을 진보의 기준을 거부한 보수들과 진보들이 합심하면 제3섹터의 중도 공간에서 천하삼분지계가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유 평론가는 제3섹터에 대해서 말을 이어갔다. 유 평론가는 “제3지대에서 어차피 비례를 두고 협력을 하는 거고 서로 각서를 쓰는 거다. 어차피 우리가 3% 이상을 얻어야 되는 거고 나중에 국민의당 탈당 안 시켜주고 제명 안 시켜주고 그랬다. 나가고 싶으면 제명해 주고. 선거연합인거다”라고 말했아.

이어 “선거연합으로 지금 극단화돼 있는 보수와 극단화 돼 있는 인물정치 중심(진보), 친박이냐 친문이냐 따지는 이런 거에 신물이 나있는 거대 중도층에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유비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촉한에 입성했다”라며 “유승민 의원이 유비가 돼라”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의원, 하태경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병력이 없는 터전이 없는 장수다. 촉한 입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