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대망론’ 꿈틀

2004-11-19      
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대망론이 꿈틀거리고 있다. 6월 재보선에 이은 10·30 재보선 승리로 재기 발판을 마련한 한 대표가 내친김에 차기 대권에 직접 도전한다는 야심찬 플랜이 이른바 ‘한화갑 대망론’의 골자다.실제로 두 차례의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 한 대표는 당 체제 정비에 박차를 가하는 등 활기찬 행보를 보이고 있다.특히 10·30 재보선이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간의 통합론과 관련해서도 한 대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인위적인 정계개편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민주당을 부활시키겠다는 한 대표의 강한 의지와 자신감이 묻어 있는 발언으로 해석된다.한 대표는 12일 기자와의 인터뷰 과정에서도 ‘대망론’과 관련한 속내를 애써 드러내 보이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기자는 한 대표가 차기 대권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음을 인터뷰 과정에서 쉽게 엿볼 수 있었다. 특히 “학생이 학교다닐 때 1등하기를 바라지 누가 2등을 바라겠냐”는 발언에서는 그의 마음 한 구석에 ‘대망론’이 꿈틀거리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한 대표는 또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때 ‘DJ 적자’라는 사실이 오히려 족쇄로 작용했다”며 “DJ의 의중을 읽고 스스로 경선을 포기한 것이 지금도 후회스럽다”는 소회를 피력하기도 했다.계속되는 기자의 집요한 질문에 “정치인의 부각은 시대와 환경이 맞아떨어져야 하고 여건도 갖춰져야 한다”는 정치상황론으로 답변을 대신했지만 한 대표의 말투와 표정에는 강한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들도 ‘한화갑 대망론’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신중한 성격인 한 대표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어 ‘한화갑 대망론’을 공식화하지 못하고 있을 뿐 언젠가는 큰 뜻을 펼칠 것으로 이들 관계자들은 확신하고 있는 분위기다.차기 대권구도와 관련, 한 대표측은 영남 대 비영남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4·15총선때는 ‘탄핵’이라는 거대한 태풍에 휩쓸려 지역구도가 허물어지는 양상을 보였지만 이는 일시적인 바람에 불과하고 두 차례의 재보선 결과가 말해주듯이 차기 대권구도 역시 지역구도를 탈피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특히 여권내 대권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퇴임 이후를 보장받을 수 있는 PK(부산 경남)지역 후보를 지원할 것이고, 이 경우 정동영 장관 등 대권 경쟁에서 밀린 당권파는 어쩔수 없이 탈당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한 대표측은 이러한 분석과 전망을 바탕으로 한 대표가 DJ 적자론과 호남 맹주론을 기치로 이들 탈당파들을 끌어안고 대권주자로 직접 나설 경우 승산이 있다는 야심찬 전략을 은밀히 추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민주당 일각에서는 여권의 분열로 차기구도가 영남 대 비영남 구도로 재편될 경우를 대비해 이른바 ‘DJP 연대’를 모델로 한 호남-충청-수도권을 아우르는 연합전선 구축 전략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열린우리당과의 합당론과 관련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한 한 대표의 강한 자신감이 향후 민주당 재건 플랜 및 ‘한화갑 대망론’과 맞물려 어떤 결과물을 도출해 낼지 자못 궁금하다.<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