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숙자 쉼터 ‘수선화의 집’ 김기혜 원장

2004-12-28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여성노숙자의 쉼터 ‘수선화의 집’을 운영하는 김기혜(59) 원장은 “우리나라가 그 동안 외적인 성장 일변도로 치닫다 보니 개인 복지나 가족애 등에 대해서는 등한시해왔다”며 사회복지를 강조한다.김 원장은 “요즘에도 찜질방이나 교회, 기도원 같은 곳에 가보면 갈 곳 없는 여성들이 많다”며 “우리사회에 가정이 붕괴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들을 수용해 정상인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환경은 열악하다”고 말한다.수선화의 집은 김 원장이 여성노숙자를 위해 2002년 4월 자기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은 9천만원으로 전셋집을 얻어 개설한 미인가시설이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여성노숙자 수는 17명. 대부분이 고아 출신이거나 어린 시절 부모의 학대, 성폭행 등을 당한 여성들이 많다.

또 남편의 폭행에 못이겨 가출한 여성도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우울증, 알코올중독, 시각장애 등 신체적,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다.개설 3년째인 현재까지 이 집을 거쳐간 인원은 모두 110명 가량. 이 집을 거친후 자립한 여성들이 명절 때 친정집이라며 음료를 사들고 오거나 후원금을 전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김 원장은 말한다.사회복지사(1급)인 그녀는 1998년부터 서울시 위탁으로 운영하는 ‘여성희망의 집’책임자로 있었다. 여성희망의 집은 입소기간이 3개월로 충분히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못한 상태에서 입소자들을 내보내 김 원장은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수선화의 집을 열었다.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김 원장은 대학시절부터 가톨릭사회복지회 회원으로 서울 아현동 산동네 빈민촌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남을 위한 삶을 익혀왔다. <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