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신기남 후폭풍’ 경계 내막
2005-03-18
지난해 7월 선친의 친일행적 구설수로 당 의장에서 물러난 신 전의장은 이번 전대를 통해 명예회복을 노렸다. 하지만 신 전의장은 예선탈락이라는 수모와 함께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됐다. 11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겠다”고 선언한 이후 측근들과 함께 서해안으로 떠난 신 전의장은 정 장관과 천 의원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토로한 것으로 한 측근은 전했다.이처럼 당 안팎에서 신 의장 예선탈락 배후조정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배후조정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는 정 장관측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이른바 ‘신기남 후폭풍’을 경계하고 있는 분위기다.실제로 신 전의장이 예선에서 탈락한 결정적인 이유는 ‘선친의 친일행적 구설수’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거사 문제가 정치권 화두로 부상한 상황에서 부친의 친일행적 문제로 물러난 그를 다시 당 지도부에 무임승차시킬 수 없다는 대다수 당원들의 견해가 반영된 예선결과였다는 평가.정 장관측이 고민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정 장관 역시 선친의 친일 의혹이 제기돼 친일법 등 과거사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입장이기 때문이다.정 장관 선친의 친일의혹을 처음 제기한 곳은 지난해 7월 신 전의장 선친의 친일의혹을 제기했던 ‘진보누리’라는 인터넷 사이트. “정 장관의 부친은 일본제국주의 당시 조선착취 최일선 기관인 금융조합 서기를 무려 5년이상 지내며 황국신민으로서 충성을 다하면서 소작농민의 피를 빨아먹었다”는 게 ‘진보누리’ 사이트에 게재된 정 장관 부친의 친일의혹 골자다.이 같은 내용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지만 당시 정 장관측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과거의 경력만 갖고 무조건 친일행위자로 규정한다면 일제시대 관련된 일에 종사했던 사람들은 모두 친일을 한 사람들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후 정 장관 부친의 친일의혹과 관련한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정 장관 부친의 친일의혹은 언제든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정 장관이 여권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라는 사실은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 장관측이 ‘신기남 후폭풍’을 경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가능성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