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의 연설 능력은 몇점(?)

2005-06-29     이석 
‘YS는 반벙어리, DJ는 달변가, 노태우는 저음이 매력적’ ‘천의 목소리’로 알려진 원로 성우 고은정씨가 역대 대통령의 연설능력을 평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고씨는 지난 23일 KBS 제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 출연해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노무현 현 대통령에 이르는 역대 대통령의 스피치 스타일을 평가했다. 고씨가 높은 점수를 부여한 역대 대통령 중 한명이 DJ다.

고씨는 DJ를 ‘달변가’라고 표현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지방 사투리가 섞여있지만, 발음이 정확하다”면서 “박식하면서도 머리가 좋은 달변가”라고 말했다. 고씨는 군 출신 대통령에 대해서도 후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미 국방성 연수과정에서 대중연설의 중요성을 교육받아서인지 군 장성 출신 대통령들은 연설능력이 전반적으로 우수했다”고 평가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 “쇠소리가 일부 섞이기는 했지만, 발음 하나하나가 뚜렷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도 “다소 느리지만 강한 설득력과 호소력은 지녔다”고 평가했다. 고씨는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그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저음이 매력적이어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YS의 경우 역대 대통령 중 최악의 평가를 내렸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연설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반벙어리도 과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걱정했다”면서 “대통령 취임연설 때도 10분간 113번이나 발음이 부정확했다”고 꼬집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말을 대단히 잘 하셔서 오히려 생각보다 말이 앞선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면서 “국민에게 경박하게 보이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