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70%가 검은 학이라면 그게 검은 학이냐”
2005-09-12
“학이 한 마리 있는데 국민의 70%가 검은 학이라고 하면 그게 검은 학이냐.”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1일 MBC <100분 토론>에 나와 한 발언이 화근이 됐다. 조 수석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한나라당과의 연정을 주제로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이낙연 민주당 의원 등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조 수석은 “박근혜 대표가 좋아하는 제도가 미국식 대통령제와 소선거구제다. 그러나 미국제도 중에서 유리한 것만 좋아한다”면서 “실질적으로 미국에는 당 대표가 없다. 더욱이 차기 주자가 당 대표 하는 경우는 없다. 막말 하는 대변인도 없다”고 박 대표와 전여옥 대변인을 몰아 세웠다.사정이 이렇자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진 한나라당 의원은 3일 “국민을 존경하는 정부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말”이라면서 “이러한 계몽주의식 독선적인 발상이 오히려 21세기를 거꾸로 거스르고 있다”고 개탄했다. 조선일보도 “그래 국민이 잘못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아무래도 조 수석은 대통령을 위해 몸을 던지기로 작심한 듯하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