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출신들이 나서야 지역 경제가 산다”

2006-02-07     홍준철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은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정책통이다.그런 그가 대구 시장 출마를 놓고 고심중이다. 하지만 이의원은 선을 분명히 긋고 있다.전략적 공천이 성사될 경우에 나가겠다는 것이다.중앙당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전략적으로 공천을 한다면 출마하겠지만 경선까지 하면서 출마할 뜻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이의원은 일단 대구의 현안으로 경제 살리기를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그는 자신이 출마해 당선되면 10년내에 대구를 경제자유도시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이의원은 대우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CEO 출신이다.따라서 그는 오는 5·31 지방선거에서 CEO출신들을 대거 영입해 전략적으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경제살리기가 한국사회의 최대현안이라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스스로 혁신역량 키워야

경제에 올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의원은 당내부 문제에 관한 질문에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소위 이명박 계보와 박근혜 계보간의 세력대결로 한나라당을 보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이른바 朴(박)-博(박) 대결에 의한 세력분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하지만 정권교체를 통해 나라를 구해야 하는 시점에 당내 일부 인사들이 자신의 이익을 좇아 힘을 흩트리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불만도 표출했다.이한구 의원의 정치인으로서의 유일한 꿈은 ‘정권교체’이다.그는 오는 5·31지방선거에 완승을 하더라도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헛것이라고 극단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가 대구시장에 출마를 하는 배경도 정권교체를 위한 것이지 벼슬을 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의원은 “대구가 한나라당에 있어 정권교체의 중요한 본거지”라며 “대구 시장도 정권교체에 도움이 된다면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당 정책통으로 정책위의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대구 경제 살리기에 중점을 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의원은 “대구 경제가 정말로 심각하다”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략산업을 유치, 노사평화도시로 만들어 기업인들이 대구 입주를 선호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구체적으로 그는 경남북을 잇는 국제공항신설을 통해 대구를 경제자유도시로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그 전제로 그는 “대구 스스로 지방자치구별 특구를 만들어 스스로 규제를 푸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그 다음은 항만과 공항을 만들어야 하는데 항만은 부산과 포항을 이용하고 국제공항은 밀양에 유치해 국제적인 경제자유도시로 조성할 것”을 제시했다.한편 지난 대구동을 재보선에서 40%의 득표율을 보인 이강철 전 수석에 대해 경계심도 표출했다. 현재 이 전수석은 여당 대구 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이 의원은 “이 전수석이 노무현 따라다니며 나라를 망친 사람인데 대구 텃밭에서 국회의원 되겠다해 40%대 득표율을 얻은 것을 예사로 넘겨서는 안된다”며 “공천에 있어 한나라당이 텃밭이라고 대충 대충해선 안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완승해도 대선 지면 ‘헛것’

이의원은 오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낙승을 점쳤다. 하지만 그는 지방선거에서 압승해도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지방선거 승리는 무의미하다고 밝혔다.그는 “지방선거에서 이기는 게 문제가 아니라 승리의 내용이 정권교체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정권교체를 못하면 헛것이고 당과 내가 존재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아울러 그는 서울시장 후보들의 선거전 과열양상을 겨냥해 “현재 당내에서 높은 당 지지세를 개인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당력을 흩트려 놓아선 안된다”고 경고했다.특히 맹형규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것과 관련, 그는 “지방선거 조기과열로 인해 당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어 적당한 선에서 선거운동을 했으면 좋겠다”며 “불필요하게 많은 사람들이 후보가 되려고 나섰다는 시각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그는 “당 지지도가 엇비슷한 상황에서 의원직 사퇴를 하면 이해되지만 여당과 두배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당에 도움도 안되고 당 지지율을 이용하려는 것이다”라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정치인들의 도지사 출마에 대해서도 달갑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대신 이의원은 삼성물산 회장 출신으로 제주도지사 출마를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한 현명관 전회장을 예로 들며 CEO 출신 인사들의 지방선거 대거 기용론을 설파했다.그는 “대통령 후보나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을 포함해 앞으로 국민들의 관심사는 먹고 사는 문제”라며 “일자리 만들고 같은 돈을 써도 얼마나 알뜰하게 쓰느냐는 평소에 훈련된 성공한 기업인들이 아주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욕심같아서는 한나라당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전부 CEO로 채우고 싶다”며 정치권에 기업인 출신들이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박근혜 세력분화 ‘시기상조’

대구 출신으로 친박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한구 의원은 당내 이명박-박근혜 대표의 세력분화는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이의원은 “이미 반박이다 하는 인사들은 노골적으로 있었고 친박은 소수로 잘 드러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여전히 당에서는 박 대표를 선호하는 의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박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 온 이재오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에 대해서도 그는 “이 의원은 원내 대표로 선출되기 전 몇 번이나 자신은 반박이 아니다. 자기 생각이 어쨌든 원내대표는 당 대표의 뜻을 분명히 따라야 한다고 피력했다”고 지적했다.

또 당내 수도권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영남권 이미지를 벗기 위해 중심축이 수도권으로 옮겨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정도를 넘어서는 안된다고 쓴소리를 보냈다.그는 “수도권 의원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영남당이다 이런 소리는 영남에서 지지를 많이 받아서 영남 의원들이 많이 와 있는 것이지 누가 일부러 만든 것은 아니다”며 “전국 정당화 하려면 수도권에 있는 사람들도 열심히 일을 해서 스스로 많이 당선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제가 영남출신이지만 영남 의원들끼리 있을 때 영남의원들에게 수도권 의원들의 불만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아라. 그들이 자갈밭이라면 우리는 문전옥답이다. 이해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며 “그러나 자갈밭에 있다고 정도를 넘어 프리미엄을 내놓으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수권정당으로 정책대결 벌일것

정책위의장 출신으로 이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증세 발언과 관련, 지방선거용이라고 일축했다.그는 “참여정부가 지난 3년간 양극화를 만들고 사과 한마디 없고 구체적인 해결 프로그램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가진 자 정당인 한나라당이 반대해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전략적 발상”이라고 공격했다.이의원은 “양극화 해소는 감세든 조세든 전체적으로 조세 체계가 맞아야 한다”며 “세수확보의 공평성을 위해 투명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소득파악도 안 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조세 형평성 제고를 지적했다.그는 “조세를 통해 소득재분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양극화 해결의 핵심은 서민생활 부담을 줄여야 하고 무엇보다 간접세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밝혔다.이의원은 한나라당은 서민 가계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류세, 1톤이하 화물차 취득세·등록세 감세를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했다면서 증감세 논란이 여야간 정략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실토했다.또 그는 증감세 논란은 일회성 현안이 아닌 차기 대선까지 연결된 장기적 과제라며 지방선거 이후에는 조세, 국가부채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두고 한나라당이 수권정당으로 정책대결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3인 잠룡 평가朴 ‘국가관 뚜렷’ 博 ‘추진력’ 孫 ‘개혁성’

이한구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총재의 최고 덕목인 도덕성이 ‘병풍’으로 고배를 마신것에 대해 ‘사기를 당했다’고 분함을 참지 못했다.그는 2002년 이 전총재에 대해 당이 관리만 잘했어도 문제도 안 되는 게임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그는 한나라당 3인의 잠룡에 대해 평가를 하면서 박근혜 대표는 국가관이 뚜렷하다는 점이 가장 좋은 장점이라고 언급했다. 또 그는 비교적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점과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과 오버랩되면서 나라발전과 선진화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들었다.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추진력과 경제 마인드를 들었다.그러면서도 그는 “이 시장은 꺼림칙한 게 몇 개 있다”며 “돈 문제도 있고 그것을 어떻게 잘 방어하느냐도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손지사는 우리 당 주류의 생각과 다르다”며 “진보적이고 개혁성이 잇다”고 평했다.이 의원은 손지사의 이런 장점으로 중도표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