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인수 로비혐의로 위기에 몰린 하종선 현대해상 사장
2006-11-17 현상필
지금 현대해상의 분위기는 침울하기만 하다. 회사의 CEO인 하종선 대표이사 사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론스타 외한은행 불법매각과 관련해 로비를 한 혐의이다. 론스타의 외한은행 헐값인수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정·관계가 관련된 로비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검찰은 하종선 사장이 ‘법무법인 두우’의 변호사로 재직하던 당시 론스타측을 대신해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 정·관계에 로비활동을 벌인 정황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하 사장은 ‘론스타와 정식으로 자문계약을 맺고 컨설팅 비용을 받은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의 주장대로라면 하종선 사장은 외한은행 인수 로비전에 깊이 관여한 핵심인물이 된다. 론스타의 단순한 법률자문만을 맡았던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 사장은 외한은행 매각의 핵심 공모자인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과 경기고와 서울대 동기로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티븐 리 론스타코리아 전 대표와도 친분이 있었다는 점도 검찰 수사의 주목대상이다. 론스타측의 법률자문을 맡았던 하사장의 로비활동에 이와 같은 인맥이 작용하지 않았냐는 추측인 것이다.
검찰의 수사 이후로 하종선 사장은 공식일정을 대폭 줄이고 현재까지 사무실에 출근을 하지 않는 등 두문불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해상측 역시 이번 일이 기업과는 무관하게 벌어진 개인의 일이라는 입장이다. 그가 현대해상의 사장으로 취임한 2004년 이전에 벌어진 일이라는 이유에서이다.
이번 검찰의 소환조사로 인해 하종선 사장의 인사에도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예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 불법매각 사건에 로비활동으로 연루돼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데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일부 의견이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하종선 사장이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의장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아직 검찰수사 결과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종선 사장의 임기는 2007년 11월까지이다.
하지만 책임론에 대한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어 향후 그의 거취에 변화가능성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