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 후계구도 굳어지나”

2006-12-08     정은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번째 부인 고영희(2004년 사망)씨의 자서전이 평양에서 출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서전에는 자신과 부친의 생애 및 김정일과 연애하는 과정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마이니치 신문이 단독 입수한 이 책은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인 지난 7월 20일 ‘유술(柔術·유도) 애국자’라는 제목으로 발행됐다. 유도 선수인 부친의 행적을 기려 ‘유도 애국자’란 제목을 붙인 이 책은 지난 7월20일 북한의 체육출판사가 출간했으며, 저자는 고영희가 아니라 그의 본명인 ‘고춘행’으로 돼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고씨가 김 위원장을 만나던 시절 얘기. 1973년 고씨가 잠자리에 들려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나갔더니 경애하는 장군님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고씨와 김 위원장의 첫 만남은 지난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씨의 나이 18세. 그는 김 위원장이 한 연회에서 ‘몸소 자신의 옆자리에 불러주셨다’고 기록했다. 고씨는 1953년 일본에서 재일교포 고태문의 맏딸로 태어나 1961년 입북한 뒤 만수대 예술단에서 활동했다. 이후 김 위원장의 눈에 띄어 고씨는 자신의 직업을 ‘조선예술교유협회 부원’이라고 밝혔으며, 세계 각국을 다녔다고 적고 있다.
한편, 이 신문은 2004년 8월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고씨가 붓을 잡았다는 점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출판이 북한의 후계자 문제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고씨는 정철과 정운 두 아들을 두고 있으며 이중 정철이 후계자로 거론돼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