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교수, 이번엔 ‘제자 시 도용’ 물의
2007-01-10 정은혜
마광수 연세대 교수(56·국문학)가 이번에는 ‘표절’로 논란을 빚고 있다. 23년 전에 쓴 제자의 시를 도용한 것이다.
마 교수는 지난해 4월 시집 ‘야하디 얄라숑’(해냄)을 내면서 홍익대 국문과 조교수 시절인 1983년 당시 제자 김이원씨(45·당시 영어교육과 3학년)가 교지에 발표했던 시 ‘말(言)에 대하여’를 자신의 시처럼 수록했다. 이 사실은 당사자인 김씨가 일부 언론사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마 교수는 “옛 홍익대 교지를 보다가 제자였던 김씨의 시가 너무 아까워 몇 글자 고치고 그대로 썼다”면서 “모두 내 잘못”이라고 시 도용사실을 인정했다.
문제의 시 ‘말에 대하여’는 마 교수의 시집에 실리면서 두 번째 행의 ‘꽃에’가 ‘꽃줄기에’로 바뀌고, 1연이 3연으로 나뉘었을 뿐 원문 그대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하디 얄라숑’을 펴낸 도서출판 해냄 송명석 대표는 “시 도용 사실을 마 교수로부터 확인하고 전국 서점에 시집 판매중지 및 수거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총 3,000부를 찍은 이 시집은 마 교수가 ‘사랑의 슬픔’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시집이다. 동성애, 양성애, 근친상간 등의 성적 판타지를 담았으며 초판 출간 이후 간행물윤리위원회로부터 음란물 판정을 받아 19세 이상 성인에게만 판매하기도 했다.
한편, 박영렬 연세대 대외협력처장은 “마 교수의 표절사실을 확인한 뒤 징계 회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경고·정직 등의 처분이 가능하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