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 전략’ 핵심은 경제 영토 확장

2007-05-29     현유섭 
대선주자 경제정책 대해부 (3)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2007 대선 주자 중 가장 외로운 사람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일 것이다. 바람몰이를 해 줄 정당도 없기 때문이다. 범여권 통합에 따른 후보설이 나돌고는 있지만 현재까지는 단지 설일 뿐이다. 오는 8월 치러지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도 그에게는 쓰라린 구경거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한나라당 탈당으로 진통을 겪었던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는 최근 숨고르기를 끝내고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에 돌입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대선 정책으로 ‘21세기 광개토 전략’을 내놨다. 이 전략의 비전은 우리나라를 최첨단 제조업과 지식산업의 발원지로 변화와 경제 영토 확장으로 잡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창조와 개방, 통합을 바탕으로 성장시스템을 구조적으로 전환하고 고부가가치 지식·정보를 유통시킬 수 있는 개방형 시스템 등이다.

손학규 전 지사는 전략의 핵심목표 세가지를 제시했다. ▲10만 글로벌 인재 양성 ▲10대 글로벌 일등기업 육성 ▲글로벌 경제협력을 통해 경제적 영토 확장 등이다.


10만 디지털 주몽 양성론

손학규 전 지사의 10만 글로벌 인재 양성 목표는 10만 디지털 주몽 양성론으로 요약된다.

손학규 전 지사는 현재 세계 100위 이내의 대학 중 국내 대학이 1~2개에 불과한 현실에서는 지식산업 육성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또 새로운 지식과 정보는 인적자원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점을 감안,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손 전 지사는 글로벌 100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국내 10개 대학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국내 20개 대학에 매년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복안이다. 또 지방을 중심으로 서울대급 종합대학을 단기간에 육성, 국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입시 압력을 해소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손 전 지사는 외국어 교육에도 지원 의사를 밝혔다.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 교육을 강화, 글로벌 인재 10만명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원어민 교사의 육성을 통해 언어 교육 담당교사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법도 제시했다.

손학규 전 지사 캠프측은 “창조적 인재양성의 본질은 단순한 기술인력 양성에 있지 않다” 며 “21세기형 인식에 맞는 교육 시스템으로 재편성할 때”라고 밝혔다.

손학규 전 지사는 국내 기업 10곳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국내 10대 산업에서 매출 100조원, 순이익 10조원 이상 되는 기업을 다수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창조적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손 전 지사는 실업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가 일자리를 만드는 것으로 세계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의 뜻을 내비쳤다.


국내 10대 글로벌 초일류기업 육성

중견기업 육성 정책도 제시했다. 경쟁력이 있는 첨단 제조업군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보 통신, 디지털 전자, 부품·소재, 조선, 항공 우주, 자동차, 바이오 등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제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 1만개를 육성, 글로벌 인재들이 1등 상품을 만들 수 있는 터전을 만들겠다는 복안을 제시하고 있다. 손 전 지사는 문화콘텐츠와 교육, 금융, 의료, 물류, 엔터테인먼트, 경영컨설팅, 연구개발 분야를 블루 오션으로 규정하고 국내 중견기업 1000개를 육성하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오는 2010년까지 중소기업의 15분의 1을 대기업으로 육성하는 계획을 추진 중” 이라며 “첨단 제조업군을 찾아내 육성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자유무역협정을 경제영토를 늘리는 기회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동북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세계 무역의 21.8%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정보지식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과도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자유무역협정이 힘든 현실에서 우리나라가 주도한 한중·한일 자유무역협정은 우리나라를 동북아 경제통합의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한·중·일 3국의 경제 통합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잇는 아시아 경제 블록 구상도 갖고 있다.

손 전 지사는 브릭스(BRICs) 등 신성장 국가 시장에 대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손 전 지사측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협력을 통해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것이 광개토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4대 민생불안 해결

손 전 지사는 우리나라의 민생 문제 해결방안으로 집값 안정, 노후 안정, 사교육비 낮추기, 직업 안정을 꼽았다.
우선 집값안정을 위해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를 면제하고 1가구 다주택자 주택 담보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자유무역협정은 경제 확장의 기회

공공 조성 택지와 주택의 분양원가 공개, 국민주택에 분양가 심사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또 국민연금을 활용한 주택연금 선택 제도도 그의 집값안정 대책 중 하나다.

기초자치단체당 1곳의 노인성질환 요양시설과 실버타운을 건립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손 전 지사가 민생 안정 대책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일자리 정책이다. 그는 일자리 문제 해결의 3대원칙을 ▲기업 르네상스의 구현을 통한 경제성장동력의 복원과 중소기업, 지방의 발전 ▲신사회협약의 체결을 통한 양극화 극복과 고용평화 증진 ▲기회의 사다리 창출을 통한 교육-고용-복지 연계형 사회재생산시스템 완성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 주요 정책과제를 선정했다. 첫 번째는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양보, 사용자 확약, 정부 지원을 전제로 한 레이오프(Layoff)와 레이오프 콜(Call) 제도 수용이다.

두 번째는 실업급여 지급 기간 연장과 임금 피크제 도입이다. 현행 90~240일로 규정된 실업급여 기간을 최대 2년까지 늘리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세 번째는 청년뉴딜정책의 전국화로 일자리와 청년실업자의 맞춤형 고용방식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다음으로 지역 규제의 자율화를 선택했다. 환경, 토지이용, 근로기준 등에 대한 획일적인 동일 규제를 지역 특성별로 자율 규제할 수 있도록 전환한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지역인재육성을 위해 50개 지방 사립대의 평생교육관 전환 지원과 저소득 지방학생을 위한 지역 인재 육성 장학기금 설치다.

손 전 지사는 마지막으로 직업교육훈련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중소기업 채용 임금보조제와 기업 주도의 업종별 공동 훈련 추진 등이다.

이와 함께 거시경제 정책의 목표도 설정했다. 향후 5년간 연평균 6~7%의 성장과 소득 3만달러 달성, 5년간 신규 일자리 250만개 창출 등을 내놓은 상태다.


#동아시아 미래연대 주축, 지방 회원도 포진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말부터 캠프 사무실 상근인력을 늘리는 등 조직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 그룹을 꾸리는 등 탄탄한 조직 구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손학규 전 지사의 자문단은 표면적으로 각계 전문가 100여명으로 구성된 ‘동아시아 미래 연대’로 집약된다. 동아시아 미래연대는 지난해 11월 공식 창립했으며 대부분 손 전 지사와 인맥을 맺은 인물들로 구성이 돼 있다. 또 경기, 강원, 대전, 대구 등 지역별지지 포럼 회원까지 합하면 3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통령 공보비서관과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지낸 송태호씨도 손 전 지사의 지원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50여 명의 자문위원단이 싱크탱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와 김학성 충남대 교수, 황인원 경상대 교수가 통일 정책을 꾸리고 있다. 이들은 한반도 평화경영전략과 북한 경제재건 10개년 계획을 꾸리는 핵심인물이다.
신성장산업육성정책은 남상우 전 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이 맡고 있다.
손 전 지사의 10만 글로벌 양성 프로젝트 등 인적자원 개발 부문은 하운봉 경기대 교수의 몫이다. 또 3대 광역대도시 육성 등 지방 국토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김태승 인하대 교수와 조중래 명지대 교수도 눈에 띄는 인물들이다.
특히 손 전지사 캠프에 따르면 ‘선진평화연대’ 라는 새로운 포럼을 만드는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포럼은 40대 전문가 그룹이 중심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중도세력을 통합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측 관계자는 “포럼을 중심으로 더욱 강화된 전문가 그룹이 꾸려지게 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면 활동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