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2005-08-30     김해=박유제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고향에 내려가 살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노 대통령의 고향이 새삼 세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노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30번지. 최근 이곳을 찾아보니 20여평의 노 대통령 생가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었다.노 대통령이 7살까지 살았던 생가는 38년 전 이사 온 하호성씨가 관람객들을 맞이하며 열쇠고리와 수건 등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생가에 놓여 있는 방명록에는 노 대통령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훌륭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힘내세요” “건강하세요” “민주화의 완성을 기원합니다” 등의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 밖에도 “부자되게 해주세요” “우리가족 건강하게 해주세요” “우리아이들 훌륭한 과학자가 되게 해 주세요” “가수되게 해주시고 울 엄마 장사 잘되게 해주세요” “장가가게 해주세요” 등의 이색적인 글도 눈길을 끌었다.

생가 안내판에는 ‘노 대통령이 1946년 8월 6일 농부인 노판석씨와 어머니 이순례씨 사이에 3남2녀중 막내로 태어나 7살까지 살았다’고 설명했다. 취임 직후 하루 수백명이 찾아 오던 생가 관람객 수는 크게 줄었지만, 아직도 하루 50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온다고 한다. 생가가 있는 봉화마을은 30여호의 마을주민이 살고 있으며, 노 대통령의 형 건평씨 역시 도로 맞은편에 살고 있다. 마을 입구에는 노 대통령이 청소년기를 보낸 집을 헐어내고 새로 지은 2층 규모의 양옥이 있으며, 입구 공터는 주차장으로 꾸며져 있었다.특히 이 공터 인근에 있는 마을쉼터에는 마을주민들이 간혹 나와 더위를 식히며 마을 대소사를 상의하곤 한다.

가을정취가 물씬 풍기는 마을 주변에는 아낙들이 고추말리기에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으나, 간혹 마을 주변을 순찰하는 경찰이 이색적으로 보일 만큼 한가한 농촌풍경이었다.마을 200여m 전에 위치한 노 대통령 선산 입구에는 경찰이 컨테이너 초소에서 출입자를 통제하고 있다. 노 대통령 부모의 산소는 도로에서 20여m 가량 떨어진 산 중턱에 놓여 있는데, 전체가 30여평으로 비교적 검소한 편이었다. 경찰은 이곳 선산을 비롯해 건평씨 자택 등 마을주변을 9명이 3인1조로 매일 순찰하고 있다.한편 마을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는 ‘건평씨의 별장’으로 알려진 소규모 저수지가 있다. 마을 청년회가 운영하고 있다는 ‘별장’ 입구는 잔디와 수목으로 비교적 잘 꾸며져 있으나 ‘별장’이라는 건물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컨테이너박스와 ‘움막’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