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이라고 샴페인 터트리기엔 아직 이르다
2009-12-01 기자
우리나라는 1945년부터 1995년까지 주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로부터 127억달러를 받았다.
현재 가치로는 무려 600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선진국들의 지원금은 6·25 기습남침 이후 유난히도 춥던 겨울 추위와 굶주림의 사지에서 우리 국민들을 살려냈다. 뿐만아니라 산업의 종잣돈이 되어 “한강의 기적”을 이루게 하였다.
우리나라는 겨우 1995년에 이르러서야 세계은행의 원조대상국에서 제외됨으로써 피원국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작년에 우리나라는 8억달러를 대외원조로 제공하였다. 국민총소득(GDP)의 0.09%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DAC의 국가별 목표치인 GDP 0.7%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나라의 2015년 대외원조 공여액은 30억달러로 증대되어야한다.
우리 국민들은 DAC 가입으로 단군이래 가장 보람찬 민족적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서울의 한 주요 일간지는 대한민국이 DAC에 가입함으로써 ‘진짜 선진국의 대열에 올랐다’고 제목을 달았다. 그러나 ‘진짜 선진국’으로 대우받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들이 너무 많다는 것에 유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인간이란 돈만 많다고해서 존경받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이웃에서 졸부(猝富)가 돈을 펑펑쓰면서도 자신의 무지막지한 행태로 멸시를 당하는 경우를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선진국’으로 대우받기 위해선 적어도 고질적인 추태 세 가지를 먼저 고치지 않으면 안된다.
첫째, 깡패 집단으로 변질된 국회의 위상부터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렇게하지 않고서는 DAC 국가로 대우받지 못한다. 국회의원이란 사람들이 빠루(쇠지렛대)로 국회 상임위원회의실 문고리를 때려 부수고 서로 멱살을 잡으며 발길질이나 한다면, 아프리카의 짐바부에만도 못하다.
당시 깡패 국회의 싸움질을 지켜본 미국의 유력 주간지 ‘타임’은 한국 정치인들이 ‘애들같이 군다’고 빈정댔다.
정치인들이 ‘애들같이 군다’는 딱지를 떼어버리지 못한다면, 연간 30억달러의 돈을 원조한다해도 존경받지 못하고 단지 “애들”로 조롱당할 수 밖에 없다.
둘째, 난폭한 시위로 수도 서울 거리를 마비시키는 불법·폭력 시위를 근절하지 못한다면, ‘선진국’으로 대우받을 수 없다. 작년 5,6월 불법·폭력 촛불시위를 지켜보던 일본의 아사히신붕(朝日新聞)은 그것을 ‘폭도’라고 썼다. 거리에서 불법·폭력 시위가 자취를 감추기 전 ‘선진국‘ 대신 ‘폭도국’이란 지탄을 면할 수 없다.
셋째,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공장을 점거하며 회사 기물을 파괴하는 전투 노조 작태를 탈피하지 못한다면, ‘선진국’이라고 자부할 수 없다. 선진국의 기업들은 회사와 노조를 함께 망하도록 깽판치는 ‘노조공화국’을 야만 사회로 치부하고 떠날 수 밖에 없다. ‘선진국’은 아직 멀다.
이와같은 세 가지 후진적 추태를 벗어던지지 못한다면, DAC 가입국이라도 ‘선진국’이라고 존중될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은 아직 ‘선진국’ 샴페인을 터트리기엔 이르다. ‘진짜 선진국’에 걸맞는 정치·시위·노조 문화가 먼저 ‘선진화’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