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관 탈선, 멕시코 닮아 가는가
2009-03-31 기자
3월 21일 인천 부평구 심산경찰서 부흥지구대 소속의 김모 경사는 근무복을 입은채 오락실에 들어가 260만원을 뺏는 강도행각을 벌였다. 같은 날 서울 구로경찰서 이모 경위는 술을 마신뒤 택시를 타고 요금 문제로 기사와 멱살을 잡고 시비를 벌이던중 그를 숨지게 했다. 사망원인은 지병에 의한 심근경색이었다고 하지만, 경찰 간부가 폭력을 휘둔 것이다. 그런가하면 서울 강남경찰서에 근무중인 경관 6명은 안마시술소 업주들로부터 정기적으로 거액을 상납 받아오다가 3월 파면 또는 해임되었다. 작년 9월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 폭력반장인 김모 경위는 수배중인 조폭에게 수사정보를 알려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바 있다. 그는 조폭과 술도 마시고 여행도 갔다고 한다.
물론 경찰관들의 범법행위는 일부에 국한한다. 그러나 경찰의 탈선은 겉으로 드러난 것 보다 심각하다고 한다. 경찰의 연이은 탈법행각은 경찰의 기강이 일반적으로 해이해져 있음을 반영한다. 경찰의 기강해이는 곧바로 치안불안으로 이어진다. 근년 부쩍 늘어난 불법·폭력 시위·폭력범 증가, 법과 질서 문란, 등도 경찰의 기강해이와 무관치 않다.
1년전 작성된 대검찰청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강력범죄 검거율은 1999년 91.1%에서 2006년 72.3%로 크게 떨어졌다. 절도범 검거율도 1999년 67.5%에서 2006년 42.8%로 내려앉았다. 그만큼 경찰의 직무자세는 느슨해졌고 국민은 경찰을 불신하며 불안속에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 경찰도 악명높은 멕시코 경찰을 닮아가는게 아닌가 불안하다. 멕시코 경찰관들은 교통법규 위반 운전자들에게서 돈을 뜯어낸다. 그들은 운전자가 내민 돈이 적으면 더 달라고 강요하고 운전자는 거기서 좀 깎아달라고 딜 한다.
멕시코에서는 몸값을 갈취하기 위한 납치범들이 판을 친다. 돈 많은 사업가는 물론 가난한 80대의 농부까지 표적이다. 납치범들은 80대 농부의 딸이 미국에 거주했다는 정보를 입수, 그 노인을 납치해 친척으로부터 9000달러를 받아냈다. 그 농부가 평생 모은 돈이다. 많은 사람들은 인질과 살인강도가 무서워 미국 친척집으로 피난하거나 아예 이민간다. 폭력범죄가 너무 심해 멕시코 시에서는 방탄조끼를 사입는게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다.
특히 멕시코에서는 마약범죄가 극성이다. 방대한 마약범죄 조직은 중무장했고 경찰력을 압도하기도 한다. 경찰관들은 마약조직과 유착관계를 맺고 동료 경찰의 수사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작년 5월 에드가 밀란 고메즈 멕시코 연방정부 경찰청장 대행이 살해되었다. 그의 피살도 범죄조직과 내통한 경찰내부의 배신 탓이었다. 2007년엔 경찰 최고위 간부 284명이 조직범죄와 유착된 죄로 한꺼번에 해고되기도 하였다.
한국에서도 경찰이 불법·폭력시위자들에게 두들겨 맞는가 하면, 강도질을 하고 조폭에게 경찰 수사정보를 흘려준다. 대한민국도 급증하는 경찰의 탈선을 방치한다면, 멕시코 처럼 무법천지로 전락되고 만다. 한국인들에게도 방탄조끼를 사입어야 할 날이 닥칠지 모른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 국민들은 친북반미 좌익세력에 의해 나라가 뒤집히는게 아닌가 불안해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그 불안에서 겨우 벗어나게 되자, 이젠 멕시코 처럼 무법천지로 떨어지는게 아닌가 걱정이다. 이명박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