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총기사고 왜 하필! 당일 골프회동

2005-07-19     홍성철 
김원기 국회의장이 비무장지대 GP에서 총기사고가 일어난 지난달 19일 서울근교 골프장에서 동료 국회의원들과 골프를 즐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예상된다. 취재 결과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의원들과 함께 경기도 기흥에 소재한 G골프장에서 골프회동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날 골프회동은 국회의장실이 주관해 각 상임위별로 골프행사를 가지는 관례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GP총기사건이 터진 당일은 통외통위 소속 의원들과의 모임이 예정됐었다는 게 의장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의장실의 한 비서관은 “지난달 19일 오전에 김원기 의장이 G골프장에서 통외통위 의원들과 라운딩을 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날 골프회동은 이미 2~3개월 전에 예약된 모임이어서 (김 의장이)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날 새벽에 발생한 GP총기사고 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아침 일찍 라운딩에 들어가 미처 보고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인지를 했다면 국회의장으로서 적절한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의장실의 또다른 관계자는 “김 의장은 휴일에는 수행비서 없이 자유롭게 활동한다. 골프 등 운동시에는 경호도 일체 받지 않는다. 19일 골프장에서도 수행비서 없이 오전 일찍 라운딩에 들어가 골프가 끝날 때까지 보고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하지만 의장실의 해명에 대해 정치권 인사들은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다음으로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온 국민을 경악케 한 대형 사건사고를 보고받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총기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19일 새벽 2시30분 경. 이후 새벽 시간이지만 환자 후송 등 사고 사후조치 등이 실시간으로 상부에 보고됐고, 국방부도 사건 개요를 동 트기 전에 모두 숙지한 것으로 육군본부는 발표했다.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오전 8시40분경 윤광웅 국방장관으로부터 전화로 사건개요를 보고 받고 “부상자 치유와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의장실은 김 의장이 라운딩에 들어간 시간을 ‘오전 일찍’이라고 밝히면서 점심때쯤 뉴스가 타전되기 시작해 라운딩 중간에는 사고를 보고받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수행비서가 없었다고 해도 다수 의원들이 함께 했고, 핸드폰 등으로 보고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설사 의장실 해명대로 라운딩이 끝날 때까지 사건을 보고받지 못했다면 이는 의전서열 2위인 최고위층 인사의 보고체계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어서 또다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온 국민이 충격과 경악에 휩싸인 시간에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수장이 골프를 즐겼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김 의장은 도덕적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인 것이다.한편 이날 골프회동에는 김 의장과 통외통위 소속 의원 5~6명이 동참한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다. 국회가 휴회기인 관계로 해외일정 등으로 연락이 안되는 의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의원실 관계자 등 주변 사람들을 통해 참석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측은 사고 당일 골프회동 사실을 시인했고, 한나라당 박계동·

박성범 의원측은 “일정에는 있었지만 참석 여부는 의원만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열린우리당 소속 중진의원측도 “그날 골프회동이 있었던 것으로 알지만 휴일인 관계로 일정을 체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과 한나라당 홍준표·정의화 의원측은 골프회동 통보는 받았지만 지역구 일정 등 선약으로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은 “골프를 안해서 그런지 연락도 못 받았다”고 전했다.

# 이해찬 총리 , 골프가 문제야

참여정부 출범이후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 실세들이 골프 구설수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노 대통령과 권력실세가 골프회동을 하면 대형사고가 터진다는 속설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 정부 실세중 골프 구설수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당사자는 다름아닌 이해찬 총리. 이 총리는 지난 4월5일 강원도 양양지역의 대규모 산불로 낙산사가 불타고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을 당시 한가롭게 골프를 즐겼다. 이 총리는 이 때문에 국회에서 “근신하겠다”고 사과했으나 그의 골프 구설수는 계속 이어졌다.

이 총리는 지난 2일 제주도에서 진대제 장관, 이기우 총리 비서실장, 프로골퍼 송보배 선수와 라운딩을 했다. 그런데 이날 남부지방에 큰 비가 내려 중앙안전관리위원장인 총리가 한가롭게 골프를 즐겼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공직자가 휴일에 골프를 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유독 이 총리가 골프를 하면 사건·사고가 겹치는 악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회 수장인 김원기 국회의장은 사고 당일 오전에 골프 라운딩을 한 것으로 밝혀져 참여정부 권력 실세들의 골프 구설수는 끝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