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민주당 일부+충청도(국민중심당)+우파 시민단체 나선다
2006-10-09 홍준철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단체인 뉴라이트 전국연합(이하 전국연합, 상임의장 김진홍 목사)이 2007년 정권교체를 위한 필승구도를 작성해 파문이 예상된다. 본지가 입수한 전국연합 비공개 회의 자료에 따르면 여당이 사분오열되는 것을 전제로 차기 대선에서 한나라당으로의 정권 교체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이를 위해 전국연합에서는 한나라당+민주당 일부+충청도(심대평 국민중심당)+우파 시민단체 등을 아우르는 총연합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정권교체를 위한 필승 구도로 전국연합은 3단계 정치참여 방안을 강구해 한나라당 경선이 끝나는 내년 7월 ‘정권교체 연대회의’를 구성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9월초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뉴라인트 전국연합(N-R) 목민포럼 강연’ 제하의 이 문건은 전국연합소속의 한 인사가 작성한 것으로 명기돼 있다.
이 문건에는 ▲ 정세분석 ▲ 예상되는 판짜기 시나리오 ▲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활동 목표와 방향 ▲ 정권 교체를 위한 필승 구도로 나뉘어 구체적인 활동방향을 담고 있다. 특히 3단계 활동 목표 중에서 2단계 ‘범보수 총연합체’ 구성으로 가기 위한 작업이 물밑에서 상당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 민주당+고건-DY+호남일부-민노당 분화
이 문건에는 여당이 2007년 대선 필승을 위한 최상의 조건을 제시해 눈길을 모았다.
전국연합에서는 지역적으로 여당이 호남+충청을 기반으로 한 수도권 우세를 바탕으로 이념적으로는 중도실용을 내세워 영남 분열을 꾀한다고 적고 있었다.
특히 현재 여당의 유력한 후보군인 정동영 전의장과 김근태 의장은 단지 Pace-maker(중거리 이상의 달리기 경주에서 기준이 되는 속도를 만드는 선수)로 규정하면서 필승의 대안은 아니라고 못 박고 있다. 오히려 문건에서는 여당내 대안은 모색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유시민 카드가 유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국연합측에서 예상되는 2007년 대권 지형으로는 여당이 다양한 세력으로 분화한 뒤 후보 단일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건에는 열린우리당이 민주당과 고건, 정동영+호남일부, 민주노동당으로 분열되면서 각개약진을 통한 세 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진단했다. 궁극적으로는 진보진영은 후보 단일화를 통해 야당 후보와 1:1로 맞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기목표 ‘정권 교체’ 장기 ‘북한의 자유화’
뉴라이트 진영에서는 2007년 한나라당으로 정권 교체를 단기목표로 삼아 보수진영의 집권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또한 장기 목표로 선진 강국 달성을 위한 북한의 자유화를 내세우며 이를 위한 3단계 정치 참여 방안을 강구하고 있었다.
‘정권교체를 위한 필승 구도’라는 제하에서 전국연합은 한나라당+민주당 일부+충청도(심대평 등)+우파 시민단체 등 총연합체를 구성해 진보 진영과 1:1로 맞대응하는 전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국연합이 내세운 3단계 활동 목표(표1 참조)는 1단계는 ‘뉴라이트 전국총연합’ 구성단계로 전국에 산재해 있는 세력들을 자신들의 주도하에 통합하고 2단계로 정통보수세력을 통합한 ‘범보수 총연합’ 그리고 마지막 3단계로 한나라당 후보와 범보수 총연합체인 ‘정권교체 연대회의’ 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문건에는 이미 2단계 ‘범보수 총연합체’의 구성으로 가기 위한 작업이 물밑에서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적극
또 전국연합에서는 한나라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고심한 흔적도 묻어났다. 이를 위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통한 공정한 경선의 룰 마련과 경선 불복 인물에 대한 조직 차원의 집단적인 공세를 벌일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그동안 전국연합은 이명박 전시장과 뉴라이트 네트워크(자유주의연대 등)는 박근혜 전대표와 가깝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문건을 통해 나타나듯이 전국연합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적극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 전대표와 거리두기는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이명박 진영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를 염두에 둔 경선룰 변경을 고집하고 있지만 내부 이견도 만만치 않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 전시장측에서는 박 전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박 전대표를 이길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오픈프라이머리를 받아들여서 박 전대표에게 패할 경우 이 전시장으로서는 탈당이나 타 세력과 제휴 등 퇴로가 막혀지는 상황으로 완전국민경선제에 소극적이라는 후문이다.
이명박 버리고 손 지사쪽으로?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국연합측에서는 MB진영과 결별 수순을 밟는 대신 손학규 전지사쪽과 교감을 나누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전국연합진영에서는 이 전시장을 둘러싼 음해성 루머가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같이 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경선 과정에서 자신들과 이념과 노선을 함께할 후보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전국연합이 본격적으로 대안 찾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한 소장파 의원은 “시민단체를 표방하는 전국연합이 특정 주자를 지지하는 것은 자칫 불공정 경선을 야기시킬 수 있다”며 “또 특정 후보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당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 뉴라이트 전국연합 1단계 전국총연합 외연 확대 가동
본지가 단독 입수한 문건에 따라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정황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전국연합의 김진홍 상임의장은 지난 25일 새정치수요모임(이하 수요모임)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금년중 자체 역량을 강화해 내년 3,4월께 여러분과 같은 정치권, 가능하면 민주·국민중심당과도 연대해야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뉴라이트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는 문건에서 나타나듯이 공식적으로 뉴라이트 진영이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정계개편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어 김 의장은 26일 국민중심당 신국환 공동대표를 만난 것도 3단계 정권교체론과 무관치 않다.
무엇보다 2단계인 2007년 초 ‘범보수 총연합’구성과 관련해 신 대표 역시 정계개편 및 범보수연대 방안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를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대표는 김 의장과 범보수연대 방안에 대해 논의한 이후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인 서경석 목사와 만나 역시 향후 정계 개편 등 현안을 논의했다.
서 목사도 사견임을 전제로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동감하면서 보수 및 중도세력 등 범보수 세력이 힘을 합치고 후보가 단일화되는 방향의 대원칙에 공감했다고 신 대표는 전했다.
또 23일에 출범한 ‘뉴라이트신노동연합(상임대표 권용묵)’도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산하단체로 뉴라이트전국총연합이 연말 뜰 경우 함께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김 의장은 지난 7·26재보선 당시 민주당 조순형 후보를 공개 지지 그리고 손 전지사의 민심대장정에 참여한 것도 보수 진영의 정권교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었던 셈이다. 특히 손 전지사와의 만남이나 그를 적극 지지하는 수요모임 의원들과 접촉은 특정주자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의혹에 대해 김 의장은 “뉴라이트 진영의 고민은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지만 우리가 앞장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자리를 만들고 멍석까는 일을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김 의장은 특정주자를 경선전에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한나라당내 대선주자 3명중 누가 대통령이 돼도 괜찮을 것 같다”며 “중요한 것은 후보를 단일화해 그 사람을 미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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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 ‘전국연합’에 쓴소리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정치권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뉴라이트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자유주의연대다. 정치권과 뉴라이트전국연합의 ‘범(汎)보수 연대’가 본격화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신지호 뉴라이트네트워크 공동대표가 연일 비판을 퍼붓는 등 뉴라이트 내부에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뉴라이트는 크게 김진홍 상임의장 주도의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중심의 뉴라이트네트워크, 서경석 목사가 속해 있는 선진화국민회의 등 세 갈래로 나뉜다.
신지호 대표는 김진홍 목사가 이끄는 전국연합이 정치권에 깊숙히 간섭하는 것에 일침을 놓고 있다. 신 대표는 “한나라당과 섣부른 정치연대에 나설 때는 아니다. 정치적 이벤트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맹공에 나섰다.
또 그는“자유주의연대를 비롯한 뉴라이트 운동의 본류는 지금은 뉴라이트 운동 고유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독자적 기반을 쌓을 때”라며 “한나라당과 섣부른 정치연대에 나설 때는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어 신 대표는 뉴라이트 운동의 내실 강화를 강조하면서 “뉴라이트를 표방하는 일부 후발단체의 한나라당 접근에 조급증을 보이며 구체적인 정치계획까지 표명하고 있고 이로인해 ‘뉴-한 연대설’이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바야흐로 뉴라이트 진영이 전국연합과 자유주의연대로 나뉘어 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