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으로 성공한 창업 사례

“투자비·인건비 줄이려면 ‘같은 배’ 타라”

2010-09-28      기자

“동업하지 마라?”

국내에서는 ‘동업’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동업으로 성공한 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더 많기 때문이다. 동업이 실패하는 원인은 ‘의견 대립’ 때문이다. 의견 대립은 주로 노동 강도의 차이, 수익금 배분 문제, 사업 방향성에서의 이견으로 인해 일어난다.

그러나 최근 동업에 대한 이 같은 선입견이 많이 완화되었다. 수익금 분배와 업무 분담 내역을 상세하게 동업계약서에 명시하기 때문이다. 이런 장치를 마련해두면 의견 대립의 소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동업은 투자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영업력과 인건비 부담이 큰 업종에서 빼어난 효율을 발휘한다는 관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장씨 마을 집성촌 3인방, 특성에 맞게 업무 분담 성공

인건비 부담이 큰 업종을 선택한 경우, 동업자 간에 각자 뛰어난 분야의 업무를 전담함으로써 효율을 높일 수 있다. 3명이 사회에서 쌓은 전문기술을 매장 운영에 적극 활용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

올해 2월 수원 영통 먹자골목 인근에 오픈한 120평 규모의 무한리필 바비큐 레스토랑(고기킹 수원영통점·www.kogiking.co.kr)은 화성시 동탄면 오산리 장씨 마을 집성촌 출신 3인방이 동업해 투자한 것이다. 동업에 참여한 장동업, 장강훈, 장모희 씨는 38세 동갑내기로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함께 다닌 친척 사이. 현재 월 1억 원의 매출을 올려 성공을 거뒀다.

이들이 동업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분담했기 때문이다. 24살부터 장사를 해온 장동업씨는 고객응대와 매장관리를 담당하고, 꼼꼼한 성격의 직장인 출신 장강훈씨는 금전, 회계를, 장모희씨는 유통 경력을 살려 육류 품질관리와 공급을 담당한다.

이들이 무한리필 고기뷔페를 선택한 이유는 또 있다. 인건비 부담이 큰 업종이기 때문에 3명이 모두 운영에 전념할 수 있었고, 고기를 무한정 제공받는다는 장점 때문에 거리가 멀어도 찾아오는 고객이 있어 고객층이 풍부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예상은 적중했다. 외식업 운영에서 가장 어려운 인력 관리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었고, 각자 적성에 맞는 업무를 담당하다보니 효율도 뛰어났다. 특히 3명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대처했기에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직원 관리는 장동업씨의 몫인데 홀 5명, 주방 3명, 숯불 담당 1명이 일한다.

점포 구입비 외 3억 원 정도의 개설자금은 똑같이 투자한 만큼 수익금도 동일하게 분배하고 있다.

“3명이서 동업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3명이었으니 투자 규모를 만들 수 있었고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잘 수행한 덕분에 불협화음은 전혀 없습니다.”


30년 지기 죽마고우 동업 성공기

극장 폐점으로 인해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었던 돈까스전문점과 발마사지숍 자리에 생맥주전문점을 열고 월 6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 사례가 있다. 2009년 11월 안산 산본역 중심 상권에서 200m 가량 떨어진 5층짜리 빌딩 3층에 67평 규모의 생맥주전문점을 오픈한 이정현(36· 치어스 안산 산본점)씨와 죽마고우인 김남훈 씨가 그 주인공.

두 사람은 초등학교 때부터 알던 친한 친구 사이로 각각 프로그래머와 골프협회 사무직으로 근무하다가 2009년 5월 동업을 결정했다. “2008년 말부터 창업을 고민했었죠.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생명이 짧은 직업이기에 빨리 나의 일을 찾아야 한다는 불안감을 늘 안고 있었죠.” 혼자 파리바게트와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려고 알아보니 창업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프로그래머는 생명력이 짧다는 생각에 늘 창업을 고려해 왔던 이정현씨는 2009년 11월 생맥주전문점을 오픈하고 월 6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씨는 친구와 1억5000만 원씩 투자금을 투자해 초동학교 때부터 동네 친구인 김남훈씨와 동업을 했다.

산본역 상권은 산본 내 중심 상권으로 늘 유동인구가 넘치지만, 역을 중심으로 100m 내에서만 모든 상업 활동이 벌어진다. 이씨는 입지의 불리함을 극복하려면 음식맛과 인테리어로 승부를 걸 생각으로 브랜드 선택에 신중을 기했었다.

한번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재방문할 정도의 매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브랜드를 정한 후에는 10여곳 이상의 매장을 방문해 운영 상태를 꼼꼼히 체크했다.

이씨는 초기 방문객을 모으기 위해 안주와 생맥주 무료 쿠폰이 담긴 본사 전단 홍보물 3만부를 친구와 함께 산본역 근처에서 배포했다. 보름 가까이 직접 전단지를 배포하니 ‘사장이 직접 전단지를 배포하는 매장’으로 소문이 나면서 고객들이 하나둘 매장을 찾기 시작했다. 한번 매장을 찾은 고객은 절대로 잃지 않겠다는 각오로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였다.

직원은 주방에 3명, 홀서빙에는 아르바이트생 4명을 고용했다. 주말에는 2명의 인원이 보충된다. 이씨는 홀과 카운터 업무를, 친구는 주방 업무를 총괄하며 수익은 5:5로 똑같이 나누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www.changupok.com


#동업도 좋지만 이 점만큼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자

첫째, 가급적 투자여건은 동등하게 할 것. 가장 안전적인 동업은 서로 능력이 비슷하고 투자여력도 비슷한 사람이 의기투합하는 경우다. 한쪽에서 돈만 댄다거나 능력만 대는 것, 또는 서로 잘 모르는 사람끼리의 동업 등은 깨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주의해야 한다.

둘째, 반드시 동업계약서를 작성해 둘 것. 사업자 등록상의 대표는 특정인으로 하더라도 반드시 서로 동업계약서를 작성해둬야 한다. 법인으로 할 경우에는 지분을 동일하게 해 두는 게 좋다.

셋째, 세부적인 사항이라도 조목조목 짚어두고 시작할 것. 작성한 동업계약서에는 예상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짚어두는 게 좋다. 이윤 분배 및 지분분배에 대한 부분이라든가 추가 투자 시 투자에 대한 이익 배분률 변경, 지출에 대한 결정권, 위기사항 발생에 대한 책임소재 등 사소한 부분 같지만 추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확실하게 선을 긋고 시작하는 게 차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넷째, 상대 의견을 무시하는 태도는 버릴 것. 동업은 점포 하나를 여러 명이 함께 운영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의견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때 내 의견만 고집하고 다른 사람 의견은 무시해 버리는 성향이 있다면 아예 동업은 시작하지 않는 게 좋다.

다섯째, 사업계획을 확실하게 세우는 게 좋다.
독자 창업일 때와 달리 동업일 경우 의견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미리 철저하게 사업계획을 세워 위험상황을 대비하고, 사업 전개 방향이나 확장 전략을 협의해서 결정, 사업에 뛰어드는 게 좋다.

여섯째, 규모 있는 업소일 경우 점장 등 전문 매니저를 두는 것도 동업에 도움이 된다.
동업자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홍콩의 경우 전문매니저들이 책임경영을 통해 수많은 동업자를 만족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