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 양극화 본격화

생계형 소자본 창업 vs 고자본 투자형 창업

2010-05-11      기자

최근 창업시장에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시설비나 점포 임차비용 등을 모두 포함해 1억 원 이내로 시작할 수 있는 생계형 소자본 창업이거나, 3억 원 이상의 자금을 필요로 하는 고자본 투자형 창업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취업난으로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젊은층과 생계지책을 위한 여성창업자의 증가로 소자본 창업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자금 여력을 갖춘 50대 이상 시니어들의 창업시장 진입으로 고자본 투자형 창업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점포 창업, 젊은층 선호

소자본 창업의 대표적 아이템으로 무점포 창업을 꼽을 수 있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인해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늘면서 1000만~2000만 원 정도에 점포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무점포 창업 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청년뿐만 아니라 자금 여력이 부족한 퇴직자, 투잡을 원하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에게도 인기다.

친환경 실내환경관리업 ‘에코미스트’(www.ecomist.co.kr)는 이기현(53) 사장은 “요즘 하루 평균 10건 이상의 창업 문의가 들어오는데 그 중 절반 정도가 20대 또는 30대 초반의 청년들이다”며, “1000만 원이면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청년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에코미스트는 웰빙 트렌드에 맞춰 천연제품을 이용해 실내환경을 개선하고 관리해 준다.

점포나 사무실 등에 자동향기분사기를 설치해 천연향을 매월 리필해 주거나 자체 개발한 향 공조 시스템을 건물 공조기에 설치해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때 100% 천연오일로 만든 피톤치드 스프레이나 비누, 치약 등 소비자가 직접 구매해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같이 판매함으로써 매출 확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알러지 홈케어 및 실내환경을 관리해 주는 ‘에코비즈’(www.ech oplus.co.kr)는 국내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공기청정복합기 ‘에코플러스’를 이용해 황사나 실내 미세먼지 및 새집증후군 등의 유해가스를 제거해 준다. 공기청정복합기 렌탈 사업도 병행, 무점포 사업이 가능하고 창업비용은 500만 원이다.


1억 원 이내 창업, 주부 창업자에 인기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주부들이 늘고 있는 것도 소자본 창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주부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은 뷰피 관련샵이나 분식전문점 등이다.

동네 상권에서 33㎡ 정도의 작은 점포면 되기 때문에 점포비를 포함한다 하더라도 1억 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창업할 수 있다.

경기도 오산 원동에서 천원우동 분식점 ‘푸딩’(www.uprofoodin g.com)을 운영하고 있는 백기명(39)씨는 전업주부로 지내다 아이들 교육비라도 벌어볼 생각으로 지난해 10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상가에 분식점을 차렸다.

백씨가 분식점을 선택한 이유는 적은 돈으로 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기 때문.

“큰 돈 들여야 할 일이었으면 엄두도 못 냈을 거에요. 돈 많이 안 들고 주부가 운영하기에도 적합한 아이템이라 선택했죠”

42.9㎡ 점포 보증금 4000만 원, 인테리어 및 주방집기 비용으로 5000만 원 등 총 9000만 원이 들었다.

푸딩은 본사에서 대부분의 식자재를 80% 이상 가공된 상태로 공급하는 ‘원팩’ 시스템을 도입, 분식점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주방인력을 대폭 줄이고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했다. 또한 메뉴는 기존 분식전문점에서 인기가 높은 것들을 선별해 구성됐다. 우동, 국수, 돈까스, 밥류, 오므라이스, 죽 등이다. 가격은 1000원부터 7000원까지로 10대 청소년부터 20~40대 주부층까지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책정했다.

유기농화장품전문점 ‘닥터올가팜’(www.orgapharm.co.kr) 신도림점을 운영하는 진미경(39) 사장은 33㎡ 규모의 점포 임차비용을 포함해 총 7600만 원을 들여 창업, 점포 문을 연지 몇 달 안됐지만 요즘 하루 평균 50~60만 원의 안정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매출액은 1700만 원.

닥터올가팜은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유기농 인증 마크가 부여된 제품만을 판매하는 국내 최초 유기농화장품 전문점이다.

단일 브랜드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회사의 베스트 제품을 판매하는 멀티샵이라는 것도 특징이다.

영어도서관&영어독서교실 ‘닥터정이클래스’(www.drjungeclass.c om)는 독서를 통해 영어를 배우는 대한민국 최초의 영어원서 전문도서관이다.

1000여 권이 넘는 다양한 종류의 원서 교재에 CD와 DVD 등 오디오 학습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읽기뿐 아니라 듣기와 말하기 훈련도 가능하다.

아이들을 앉혀 놓고 일일이 가르치는 주입식 학습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자적 마인드를 갖추고 관리나 상담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큰 돈 들이지 않고 창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맹비, AR프로그램, 교재비, 인테리어 등을 모두 포함해 99㎡ 기준으로 9000만 원이면 창업이 가능하다(점포비 제외). 운영이 쉽고 창업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영어 교육에 관심이 있는 주부나 화이트칼라 퇴직자 등에게 적합하다. 닥터정이클래스는 현재 서울 전 지역과 분당, 용인, 일산 지방 대도시 등에서 모두 30개의 가맹센터를 운영 중이다.


투자형 창업, 시니어 계층에 제격

퇴직금 등 어느 정도 자금 여력을 갖춘 50대 이상 시니어 계층들의 창업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발맞춰 커피전문점, 맥주전문점 등 이른바 중산층 창업 아이템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또한 자금 여력을 갖춘 창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창업자와 가맹본사가 공동으로 비용을 투자해 중심 상권에 대형으로 점포를 개설하는 ‘공동창업’, 창업자가 가맹본사에 점포 운영 전반을 위탁하는 ‘위탁경영창업’도 늘고 있다.

충남 논산에서 ‘참숯바비큐전문점 바베큐마을’(www.moguchon .co.kr)을 운영하고 있는 백낙호(55) 사장은 퇴직 후 창업 아이템을 찾다가 농협이 운영하는 브랜드라는 점에 더 고민하지 않고 바베큐마을을 선택했다. 264m² 남짓한 규모에 총 1억5000만 원을 투자(점포비 제외)한 이곳 점포는 개장초부터 지금까지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고객들로 연일 문전성시다. 현재 월평균 4300만 원 매출에 900만 원 정도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바베큐마을은 돼지, 닭, 오리 등 순국내산 축산물만을 사용하여 매장에 설치된 참숯 바비큐 구이기를 이용해 15~20분간 즉석에서 구워 손님에게 내놓는다. 참숯으로 구워 육질이 부드러울 뿐 아니라 은은한 참나무 향과 음이온, 원적외선 방출로 인체에 이로우며 기름기가 제거되어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바비큐 구이기는 수북하게 쌓아 놓은 참숯과 함께 시각적 마케팅 효과를 유발, 고객 유입 효과도 높이기도 한다. 특히 100인분을 한꺼번에 구워낼 수 있어 주말이나 단체 손님이 몰릴 경우에도 영업에 문제가 없으며 기름을 따로 배출하는 시스템을 갖춰 환경오염문제도 사전에 차단했다.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 ‘카페띠아모’(www.ti-amo.co.kr) 거여점은 본사가 점주로부터 점포 운영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매장이다. 점주 성윤재(50)씨는 직장을 퇴직하고 1년 여 동안 직접 점포를 운영하다 재취업을 하게 되면서 점포 운영을 본사에 위탁했다. 본사에서는 점장 및 매니저 경력을 갖추고 6개월 이상 교육을 수료한 전문 매니저를 파견해 위탁관리를 하고 있다. 매니저는 점포 문을 열고 닫는 일에서부터 매출 및 수익관리, 재고관리, 직원관리까지 점포 운영 전반을 책임진다.

점주는 인터넷을 통해 가끔 매출 상황을 체크할 뿐 점포에 나가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직접 운영할 때보다 점포 수익은 20~25% 정도 증가했다. 요즘 82.5㎡ 점포에서 월 평균 2500만 원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매니저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제하면 800만~1000만 원 정도 수익이 남는다. 매니저 인건비 외에 따로 지불하는 수수료는 전혀 없다.

카페띠아모는 본사에서 냉동한 아이스크림을 가져다 파는 기존 영업방식에서 탈피해 매장마다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드는 방식을 도입했다. 또 계절적 매출 편차를 줄이기 위해 주로 테이크아웃 형식으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매장에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서브 메뉴들을 추가한 카페 개념을 도입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www.changup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