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이뤄주는 氣의 비밀 [19]

만(卍)자나 십자가도 힘이 있다

2009-06-30     창월 스님
이미지를 통한 주술과 마법은 의식의 세계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무의식의 세계에서는 ‘가능한 일’이 된다. 주역의 괘가 괘를 뽑는 사람의 운명을 드러내 준다든지, 우연히 집어든 타로카드가 마음의 상태를 보여준다든지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초의 연금술사로 알려진 이집트의 헤르메스 트리스메기토스(Hermes Trismegistos, 기원전 3400년)는 <에메랄드 타블렛(The Emerald Tablet)>에서는 우주의 전체를 지배하는 신비로운 힘, 사물을 조화롭게 하나로 결속시키려는 근본적인 힘이 있다고 보았다.

안에 있는 것은 밖에도 있고 큰 것이 곧 작은 것이다. 위에 있는 것이 아래에도 있으니 오직 존재하는 것은 한 생명과 이치다. 이것을 움직이는 자 또한 그와 하나이다. 신성한 경계에는 안도 없고 밖도 없다. 큰 것도 없고 작은 것도 없다. 위와 아래 또한 없는 것이다.

물질계에 존재하는 모든 형상은 그 내부에 비밀을 담고 있고 그것은 상징적인 방식으로 우리에게 전달된다. 예술이 개인의 한계를 넘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단군 때부터 전해오는 민족 최고의 경전 <천부경>도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로 시작해서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고 끝난다. 하나에서 시작해서 하나로 끝난다. 하나이면서 전부이며, 전부를 품고 있는 하나라는 진리를 담고 있다. 우주 전체는 하나의 거대한 홀로그램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간에 완벽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이다.

이 쯤되면 ‘상징 그 자체가 힘을 갖는 것일까’에 대한 답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불교의 상징으로 알려진 만(卍)자는 우주의 생성 변화, 질서의 세계, 그 신비의 힘을 응축한 것이다. 보살의 가슴 손발 등에 나타나는 길상 만덕의 상징이기도 하다. 卍자의 기원은 태양의 상징, 흐르는 물의 상징, 둥글게 회전하는 모발의 상징이라고도 한다.

많은 학자들은 고대 인도의 태양의 신이며 힌두교의 신인 비슈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卍자는 비슈누신의 가슴에 자란 털의 모양을 나타낸 것으로 길상의 증표라는 것이다. 본래 힌두교에서 유래한 卍자가 불교의 상징처럼 된 것은 부처의 백호 때문이라고 한다. 불교는 오른쪽으로 도는 형상을 우선(右旋)이라 하여 길상으로 여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