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참된 투자의 길

2011-04-05      기자
증권사 지점장은 늘 고객들의 투자 상담에 응하게 된다. 얼굴을 맞대고 대면상담을 하기도 하고 전화나 메신저를 통하여 상담을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트윗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한 상담도 이루어지기도 한다. 지점장에게 고객 상담은 대단히 중요한 일과인 셈이다. 고객 상담을 하다보면 투자와 관련된 갖가지 사연이 넘친다. 어떤 고객은 스스로 전혀 알지도 못하는 종목을 주변의 이야기만 듣고 덜컥 매입한 답답한 사연을 토로하기도 한다. 또 다른 고객은 사기만 하면 그 종목의 가격은 내려가고 또 팔자마자 희한하게 그 종목이 올라간다는 자신의 청개구리 같은 투자패턴을 원망조로 하소연하기도 한다. 그런 원망과 하소연 끝에 결론삼아 말해지는 것이 바로 정보의 부재이다. 사실 정보는 너무나 많아서 탈이지 적어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증권가 격언 중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것이 있다. 개인투자자들로서는 뉴스가 보도되는 초기에 매입하고 뉴스의 효력이 거의 다할 때 쯤 매도에 나서도 어느 정도는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급정거 급출발로 요리조리 차선을 바꿔가며 운전한들 목적지 도착시각은 엇비슷하듯 그처럼 지나치게 짧고 잦은 손바꿈은 투자자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불러오게 되고 또 길게 보아 수익률도 그리 높다고 할 수가 없다. 따라서 그다지 권장할만한 투자행태는 아니고 오히려 긴 호흡으로 멀리 내다보며 적절한 때를 기다리는 진중한 투자패턴이야말로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스스로 긴 호흡과 진중한 자세를 갖추었다면 그 다음으로는 도대체 어떤 종목을 선택하고 보유하여야 할까. 어떤 사람이 지닌 장점과 단점을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 그 사람을 꼼꼼히 지켜보고 단면이 아닌 다면적인 헤아림으로 판단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훌륭한 종목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종목이나 회사가 지닌 여러 가지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해 보아야만 한다.

주식시장은 꿈을 먹고 살며 미래를 담보한다고 한다. 그 꿈에 의하여 주식 가치는 상승하기도 하고 하락하기도 한다. 또한 그 꿈과 미래는 굳건히 현실에 발을 딛고 있어야만 한다. 간혹 전혀 생뚱맞은 꿈이나 허황된 미래에 기대어 개별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류의 꿈이나 미래를 우리는 망상이라고 하거니와 이 같은 망상으로 인하여 상승한 주식은 얼마 지나지 않아 틀림없이 하락반전하게 되어 있다.

우리가 입고 있는 의복이나 그 재료가 되는 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로방향의 날줄과 가로방향의 씨줄이 교차되어 온전한 직물을 이루도록 되어있다. 이를 교직이라고 하는데 서로 다른 종류의 씨줄과 날줄을 교차하여 섬유며 천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섬유 직조의 불변의 원리이며 이 원리는 세상의 모든 진리가 그러하듯 대개의 현상에 공통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날줄과 씨줄이 교차하여 온전한 직물이 된다는 원리를 투자 종목 선정에도 적용해볼 수가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회사의 업력이나 연혁 등에 나타난 사업 분야의 변경이나 자본의 증감 등을 날줄로 보고 그 회사의 인적자원이나 물적 자원 등 유무형의 자산을 씨줄로 볼 때 그 씨줄과 날줄이 서로 교직하는 부분에서 그 회사의 가격과 가치가 결정된다. 여기에 덧붙여 그 회사가 공유하고 있는 비전 그리고 그 비전이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투영되는가 하는 것에 따라 다시 가격은 프리미엄을 형성하며 우상향하게 된다. 주가가 우상향할 경우 그 종목의 비전을 투자자들이 높이 평가한다는 얘기가 될 것이고 우하향한다면 그렇지 못하다는 의미가 된다.

가치투자의 귀재로 일컬어지는 워렌버핏은 2009년에 265억불(30조 원)을 철도산업(벌링턴노던산타페이, BNSF)에 투자한 바 있다. 이 투자는 그의 인생 최대 규모의 투자였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경악했다. 모두들 사양산업으로 치부하던 철도산업에서 버핏은 꿈과 비전을 발견한 것이다. 여전히 진행 중인 이 모험의 성공여부를 따지는 것은 아직 섣부른 일이지만 그가 꿈과 비전에 투자한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꿈을 가진 회사, 그 꿈을 이루려 치열하게 노력하는 회사에 대한 투자는 찬란한 성공에 이르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안양지점
이동윤 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