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정면충돌, 속으론 살아 남기
2005-03-10 이인철
박 의원은 모 인터넷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 의원과 40대를 대표하는 송 의원의 캐릭터는 다르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지 않아 역할을 함께 할 필요는 있다”며 이들 후보 진영의 제휴가능성을 언급한 것. 박 의원은 특히 송 의원의 출마기자회견에 동참해 “개혁의 뿌리내리기를 통한 민생안정을 위한 가교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해 연대가능성이 농후한 셈이다. 친노직계 그룹인 문희상 의원, 염동연 의원, 한명숙 의원 등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문 의원과 염 의원은 민주당과의 통합문제에 긍정적인 입장을, 이미 상임중앙위원자리를 확보한 문 의원과 한명숙 의원도 실용코드에서 일치한다. 반면 신기남, 유시민, 장영달, 임종인 의원의 경우 실용보다는 강력한 ‘개혁’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사안에 따라 연대가 가능한 상황이다.
지역간 연대움직임도 보인다. 김두관 전행자부장관과 염동연 의원의 움직임이다. 두 후보 모두 ‘동서화합’을 주장하고 있을 뿐더러 염 의원의 캠프 개소식에 김 전장관이 참석한 점은 주변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김두관, 김원웅, 유시민 3명의 후보군이 출사표를 던진 참정연 그룹의 단일화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현재 김 의원은 내부의 단일화움직임과 관계없이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김 전장관과 유 의원은 예선통과 후 본선에서 단일화할 뜻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결국 대의원 1인이 2표를 행사할 수 있어 사실상 후보간 합종연횡은 당권경쟁의 최대변수인 셈이다.
직격인터뷰 우리당 의장 도전 4강 전략 집중해부
문희상 “개혁과 민생의 동반성공”을 위해
친노직계 그룹의 막후 지원을 받으며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문희상 의원은 당의장으로 당선돼야하는 가장 큰 이유로 ‘강력한 리더십’을 꼽았다. 문 의원은 “학생운동, 민주화운동, 전국적 조직의 리더를 거치면서 형성된 지도력과 결단력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당을 업그레이드 시킬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문 의원은 ‘개혁과 민생 동반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카드가 바로 자신임을 역설했다. 그는 “평화민주개혁세력으로서의 정통성과 대통령정무수석, 국정원 기조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쌓은 현실감각을 바탕으로 개혁과 민생이라는 이 시대의 화두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기남 “개혁정체성 확립” 위해
전당의장이자, 이른바 천신정 트리오를 구축하며 열린우리당의 당권파를 형성했던 신기남 의원은 ‘개혁정체성 확립’을 가장 먼저 말했다. 신 의원은 “지금은 창당 시절 개혁의 목표와 신념이 희미해져 가는 정체성의 위기상황”이라며 “창당목표였던 개혁의 완수를 위해 당의 개혁정체성 확립의 적임자는 바로 신기남”이라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또 당의 단결을 위해 자신이 나섰음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개혁세력의 하나로 뭉치게 했던 동지의식이 흐려진 분열의 위기”라며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당을 굳건히 단결시킬 리더십의 소유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장영달 “범민주개혁세력의 통합”을 위해
열린우리당 내 재야그룹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를 대표해 출사표를 던진 장영달 의원은 당의장에 당선돼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당 정체성 확립과 범민주개혁세력의 통합’을 들었다. 장 의원은 “지난 연말 개혁입법안 통과가 실패하면서, 당내에는 패배주의가 만연한 실정”이라며 “17대 총선에서 우리당에 과반수 의석을 준 국민의 뜻을 살려 실용주의를 빙자한 패배주의와 타협주의를 타파하고, 참다운 개혁의 성공을 위해 개혁 세력이 주도하는 개혁 지도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범민주개혁세력의 통합의 적임자가 자신임을 강조했다.
염동연 “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염동연 의원은 당의장으로 돼야 하는 이유로 ‘민주세력 대통합’을 가장 먼저 꼽았다. 염 의원은 “지난 강원도(철원) 선거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유일하게 이긴 이유는 민주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당은 민주당과 대화를 통해 모든 민주세력이 통합해야 한다”고 민주당과의 합당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의 성공’을 거론했다. 염 의원은 “노 대통령의 허물은 내 몫이지만 영광은 딴 사람 몫이다. 앞으로도 나는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숙명적인 사람”이라며 “노무현 캠프의 좌장으로서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완수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바로 나”라고 말했다.
임종인 초선바람 일으키나
열린우리당 당권경쟁에 뛰어든 임종인 의원이 초선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임 의원은 출마여부를 놓고 신중한 고민을 하다 개혁세력 과반수론을 펼치며 지난달 24일 당권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개혁노선 대 실용주의 노선의 경쟁구도로 전개되고 있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상임중앙위원 가운데 최소 3명은 개혁세력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출사표를 던진 것. 그러나 10명의 후보중 유일한 초선인 임 의원은 초선의 한계에 봉착할 것이란 주변의 예상과 달리 상당히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당 중진인 조배숙, 이석현 의원이 합류해 임 의원 지지에 동참하고 있다. 임 의원의 측근은 “현재 분위기는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예선통과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당원들의 지지가 잇따르고 있어 본선에 나갈 경우 복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