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에는 심리적 가격 한계점이 있다
2007-12-26 박정표-(사)동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투자라는 것은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서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야 쉽게 투자 한다. 하지만 2000세대이상의
투자자가 한 아파트에 집중된다는 것은 무리라 생각된다.
최근 몇몇 회사들이 대단지 아파트를 1000세대이상 동시분양을 하고 있지만 막상 분양률은 좋지 못하다. 실수요자들이 일거에 몰리는 현상을 보인다면 분양성이 양호해지지만 투자자 위주로 형성된다면 물건이 많다는 자체가 좋은 투자수익을 보기 어렵다는 것과 같기 때문에 초기 분양률이 낮게 형성되는 것이다. 투자자들에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은 전매를 통해 프리미엄을 형성해 거래를 원활하게 해야 하는데 일시에 너무 많은 아파트가 공급된다는 것은 프리미엄의 형성도 어려울뿐더러 그 많은 아파트가 소진되기엔 많은 시간이 소요돼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단기 투자적인 성향 상 쉽게 분양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근 아파트는 서민형 아파트보다는 중대형 아파트로 개발이 집중되고 있다. 이것은 결국 자금의 여력이 있고 또한 매매가 용이한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수요와 공급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과도한 공급은 결국 수요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요를 감소시키는 역방향의 효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부지의 규모가 크고 최소 2000세대이상의 아파트라면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오히려 이것이 초기 단계에서의 분양률이 높다면 2단계, 3단계의 추진 시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초기 분양률을 극대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에 만 세대 이상을 한 시행사가 개발하는 경우 의도적으로 가격을 형성시키는 경우를 보게 된다.
저 지역은 분양가가 그렇게 높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처음 분양하는 아파트의 가격을 그 지역의 다른 아파트보다 조급 높은 가격으로 분양한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난 후 제2구역을 분양을 하면서 분양가를 앞에 분양한 아파트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분양을 한다.
그러면 그 전에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아파트는 자연히 분양이 되고 또한 프리미엄 가격까지도 형성되게 된다. 그리고 제3구역을 분양할 때 또 가격을 높여 2구역의 미분양 아파트를 소진하는 방법을 쓰는데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다. 분양가격에는 심리적인 한계가 있다.
막상 전체의 토지가 개발이 완료됐을 때는 분양받은 아파트 주민들이 손해를 입게 된 지역의 가격 이상으로 높게 형성돼 있어 임대도 잘 되지 않고, 외부로부터 이주자가 없으면 슬럼화 되는 현상까지도 나타나게 된다. 한 구역을 대단지로 한 회사가 추진해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이는 결국 분양가격에는 심리적인 가격 한계점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무리수를 두는 데서부터 실수가 생기기 시작하며, 과도한 욕심을 맞추기 위해 다시 무리수를 두게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 시행이라는 것은 하다보면 안 남을 수도 있는 것이다.
사업이란 어떤 때는 망하다가 어떤 때는 흥하는 사이클과 같은 구조로 이어진다. 과도한 욕심은 화를 좌초한다는 것을 명심하시고 사업을 계속 해나가면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행을 진행하시면 결코 무리수를 두는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