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2005-02-17
저자는 이명박을 ‘여우’로 표현했다. 매사에 치밀하고 꼼꼼하며, 놀랄만큼 민첩하다는 것이다. 이명박의 ‘불도저 방식’을 한 국회의원은 “보통사람은 생각하고 뛰는데 이시장은 뛰고 나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지만 저자는 이명박을 뛰면서 동시에 생각하는 사람으로 평한다. 그는 속도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고 했다. 행정이나 경영에서 무엇보다 스피드를 우선으로 한다는 것. 그래서 이명박은 결정과 행동이 빠르다. 그러나 저자는 이명박이 세상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속도중심의 문제해결 방식이므로 개별성에 대한 인식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영원한 소녀’의 부성 콤플렉스그녀의 정치적인 핵심은 한마디로 ‘박정희 신드롬’으로 만들어졌고, 여성 정치인이라는 신비함이 보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버지의 후광으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이나 능력보다 지나친 대접을 받고 있는데 본인은 그게 온통 자기 힘인줄 알고 자기 위상을 착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자신의 위상과 상관없이 스스로 아버지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박근혜의 태도에서 이른바 ‘부성 콤플렉스’가 있다고 평했다. 부성콤플렉스는 현실의 아버지가 지나치게 일방적인 경우(매우 권위적, 폭력적이거나 혹은 극도로 약할 때) 신화적인 부성상이 그대로 남아 자식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실제로 박근혜의 삶은 부성 콤플렉스의 공식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다.문성근 화려한 장식이 없는 배우
문성근의 논리는 열정적이다.
‘뜨거운 얼음’ 따위의 모순된 단어조합이 문성근에 이르면 현실성이 획득된다고 저자는 평했다. 문성근의 평범함은 ‘자신과 사회’의 관계를 규정하는 실용적 태도의 한 상징으로 보고 있다. 또 문성근은 이성을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한다. 그래서 문성근이 뿜어내는 대중적 파괴력의 실체는 ‘품새’위주가 아니라 실전무술의 ‘필살기’와 닮아 있다고 평가했다. 문성근은 이제 정치활동에서조차 문익환이란 특별한 아버지와 별개로 막강한 파괴력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심은하 대중앞에 서기 꺼려하는 대중스타심은하는 자기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면에서 대중스타 중 단연 선두를 차지한다. 심은하는 촬영이 없을 때는 말 그대로 ‘칩거’하는 스타일로, 출연 섭외나 시나리오를 건네받는 등의 일들을 ‘사서함’을 통해서만 진행한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심정을 대중이 공감할 수 있게 말하는 재주가 없는 듯하다고 평했다. 저자는 그녀의 이런 현상이 지독히 ‘내향적’이라고 추정되는 그녀의 독특한 성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했다.
김근태 우리에게 희망을 심어 주는 사람
김근태는 유난히 ‘희망’이란 단어를 자주 거론하는 정치인이다. 김근태는 단단하게 여문 강냉이를 튀겨 팝콘을 만드는 사람처럼 작은 목소리로 ‘희망’을 얘기하면서도 듣는 사람의 가슴속에 커다란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아주 ‘희귀한 사람’으로 평가한다.그래서 저자는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그럴만한 충분한 자격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평했다.정몽준 엽기적인 그 남자저자는 외형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정몽준만큼 화려하고 완벽한 조건을 갖춘 사람이 없을 정도이지만 그에게는 현실감각이 결여돼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고 평가했다.지금껏 국회의원으로서 그가 직접 발의한 대표법안은 총 2건에 불과할 정도로 의정활동이 저조하지만 정작 정몽준 자신은 그에 대한 세간의 지적이 자못 의아하다는 투라는 것. 특히 지난 대선 기간 중 TV토론을 통해 정몽준의 주요 캐릭터로 부상했던 ‘동문서답’식 답변은 그의 의사소통 방식과 현실감각을 싱싱한 횟감처럼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손석희 튀지 않는 개성의 또 다른 이면아나운서 손석희는 군더더기가 없는 사람이다. 그의 멘트는 목표물을 향해 공중에서 일직선으로 내리꽂히는 매를 연상시킨다. 그만큼 간략하고 정확하다. ‘말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 중 손석희처럼 언어의 절제미를 보여주는 사람도 그리 흔치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평이다. 그래서 손석희의 인기비결을 두고 손석희는 ‘here&now’를 중시하는 ‘지금 여기서의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과거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바로 지금’ 내가 하고 있고, 할 수 있는 일을 누구보다도 명확하게 인지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손석희의 방송을 들을 때마다 그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