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총리 ‘흔들림 없는 1위’

2005-02-17     이인철 
2005년 연초부터 대권후보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대선이 2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들어 실시된 여론조사추이를 보면 고건 전총리가 단연 돋보이고 있다. 또 야권 후보들이 여권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올해 발표된 여론조사를 통해 대권후보군들의 지지도 추이를 분석했다.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고건 전총리가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고건, 선두 고수

고 전총리는 지난해 11월 11일 ‘AM7’의 여론조사, 12월 3일 발표된 MBC 여론조사, 12월 10일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 초 실시된 4개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도 수위를 달렸다. 상승세가 꾸준히 지속되며 지지도에 변함이 없는 추세다.조선일보가 갤럽에 의뢰, 전국 성인 남녀 1,048명에 대한 전화 면접 조사결과 고 전총리는 무려 46.9%를 얻어 2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32.5%)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조사결과 고 전총리는 남·여, 30대 이상 연령층, 서울·인천·경기·충청·호남 지역에서 각각 1위로 나타나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임을 분명히 했다. 세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R&R)와 공동으로 지난 28, 29일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에서도 고 전총리는 20.3%의 지지를 받아 2위 박 대표(11.4%)를 앞질렀다.

고 전총리는 이밖에 <매경·TNS(1월3일)> 조사에선 24.2%, <동아·코리아리서치센터(1월2일)> 조사에서 29.7%의 선호도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동아·코리아리서치센터(KRC)>조사결과 고 전총리는 30대 이상 전 연령대에서 31~32%대의 선호도를 받아 1위에 올랐고, 20대에서만 박 대표가 22.3%로 고 전총리(21.3%)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고 전총리는 자신을 보수성향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33.6%, 진보성향의 33.2%, 중도성향의 26.2%가 차기 대통령감으로 꼽아 이념성향에 관계없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구체적으로 열린우리당 지지자의 34.4%, 민주노동당 지지자의 32.3%, 민주당 지지자의 33.3%도 그에게 호감을 보였다. 사실상 이념과 세대를 초월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특히 <매경·TNS>에서 여권 내부의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고 전총리가 40.8%를 얻어 정 장관(24. 1%), 이해찬 총리(8.6%)를 앞선 대목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명박 선전 눈길

현실 정치에 몸담고 있는 인물 중에선 박 대표가 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고 전총리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꾸준히 2위를 달리며 내심 1위 도약을 노리고 있다. 박 대표는 <조선·갤럽> 32.5%, <세계·R&R> 11.4%, <매경·TNS> 22.9%, <동아·KRC> 17.4%를 얻어 고 전총리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박 대표는 <조선·갤럽>조사에선 강원, 부산·경남에서 1위를 차지해 고 전총리를 앞질렀다. 그러나 정작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지역에선 이회창 전총재에 밀려 2위에 그쳤다. <동아·KRC>조사에선 한나라당 지지자 35.8%가 박 대표를 차기후보로 선호한다고 응답해 25.7%의 고 전총리를 앞섰다. <매경·TNS>조사에선 한나라당 내 차기후보로 박 대표가 43.1%를 얻어 이명박 시장(19.2%), 이 전총재(13.1%)를 제쳤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상승세도 관심사다. 이 시장은 그 동안 여권의 차기후보인 정동영 통일부장관에 밀렸지만 최근들어 정 장관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이 시장은 1월초 <매경·TNS>와 <동아·KRC>조사에서 각각 9.6%와 8.4%를 얻어 정 장관(13.2%, 10.8%)에 비해 낮은 지지도를 받았다. <매경·TNS>조사에선 현실 정치에서 떠나있는 이 전총재(9.7%)에도 뒤졌다. 그러나 1월말 실시된 <조선·갤럽>, <세계·R&R>조사에선 상황이 역전됐다. 이 시장이 각각 29.4%와 9.5%를 얻어 정 장관(19.8%, 8.5%)을 제치고 3위로 급부상했다. 청계천 복원공사와 신행정수도 이전반대운동을 주도하며 전국민적 인지도를 높인 점이 이 시장의 지지도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후보군 열세


반면 열린우리당 차기후보군은 야권 후보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줄곧 3위를 지켜오며 그나마 선전하던 정 장관도 최근엔 이 시장에게 뒤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정 장관은 특히 <조선·갤럽>조사에선 이 전총재에게 밀려 5위로 추락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과 이해찬 국무총리도 지지도가 주춤한 상태다. 김 장관은 <조선·갤럽>, <세계·R&R>조사에서 각각 7.3%와 2.2%를 얻어 여전히 지지도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조선·갤럽>조사에선 한나라당 후보들뿐만 아니라 권영길(8위), 정몽준(9위) 등 소수야당 후보보다도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실세총리로 불리며 일약 대권후보군에 포함된 이해찬 총리는 <조선·갤럽> 6%, <세계·R&R> 0.6%로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여권으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인 셈이다.

이에 반해 정계를 떠나 있는 이 전총재는 여전히 적지않은 지지를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선·갤럽>조사에선 여권의 쟁쟁한 후보군을 따돌리고 25.9%를 얻어 4위를 차지했다. 특히 TK지역에서 박 대표를 물리치고 1위를, 강원·충청·PK지역에서 3위를 차지했다. 특이한 점은 20대에서 1위를 차지한 점이다. 이밖에 <세계·R&R> 7.3%, <매경·TNS> 9.7%를 얻어 각각 4~5위를 차지해 이 전총재의 영향력이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편 <매경·TNS>가 실시한 차세대 정치리더에 대한 조사에선 여권은 강금실 전 법무장관(18.9%), 유시민(12.3%), 임종석(4.0%), 송영길(3.7%), 김부겸 의원(3.2%) 순으로 조사됐다. 야권에선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15.1%), 노회찬(11.5%), 남경필(7.5%), 원희룡 의원 (7.3%), 오세훈 전의원(7.2%)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