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을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대박’은 비바람을 이겨내야 찾아온다

2009-06-23      기자

최근 코스피 지수 상승세가 주춤거리기 시작하면서 약세장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기 회복속도가 느려지면서 증시에 영향 끼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산도 안정성을 고려해, 재검토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하지만 약세장 대비가 무조건 ‘안전성’에 치중하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약세장 이후 찾아올 상승세를 예상해야만 한다. 상승세가 영원히 이어지지 않듯, 약세도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월스트리트의 내로라하는 은행들이 조만간 있을 ‘조정’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일제히 띄웠다. 지난 3개월간 다우증시는 35%, S&P500 지수는 40% 가까이 올라 전례에 다시없을 정도의 상승 랠리를 펼쳐왔었다. 그러나 최근 경기 회복이 더디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실물 경제에 대한 부담 등의 요인으로 인해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 주소

우리나라도 뉴욕 증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3일 KOSPI지수가 992.69를 기록한 뒤로 지난 6월 2일 1437.76까지 3개월간 상승세를 보였고 그 이후로는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증시와 뉴욕의 증시가 정확히 함께 움직이지는 않지만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뉴욕의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간다면 우리나라의 증시 역시 나홀로 상승세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예컨대 약세장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약세장에 대처하는 몇 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약세장에 대처하기 위한 자산조정에 앞서 먼저 자산의 구성비율과 목적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 투자에 관련된 자산만 볼 것이 아니라 총체적 자산 점검의 관점에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으로 분류를 해보자. 흔히들 100에서 자기 나이를 뺀 부분만큼을 투자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쉽지만 그다지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자신의 과거 투자 경험을 미루어보아 투자자산에 투여되는 비중이 얼마나 될지 판단해볼 수 있다. 만약 과하다 싶으면 조정이 필요한 건 당연하다.

정리는 손해가 난 자산이 아닌 수익을 냈던 자산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서 이익실현 하는 편이 좋다. 그리고 수익이 났다고 무조건 전체 환매가 아닌 투자 자산의 비중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단,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앞으로 약세장이 올 확률이 높지만 절대적으로 약세장이 된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항상 시장에 머물러 있어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자산을 모두 환매해버림으로써 수익을 얻을 기회를 날려버리는 우를 범하지는 말자.

자산을 한 번 정리해보았다면 그 자산들이 쓰이게 될 목표들을 하나씩 정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이 방법은 두 가지 이점이 있는데, 첫 번째는 목표기간이 수립됨으로써 활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의 선택을 보다 용이하게 해주고, 두 번째는 지금 대비하려고 하는 약세장에서도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게 해줘 수익을 얻을 확률도 높이고 금융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

단기적인 목표라면 시중 은행의 적금, 예금 등을 활용하면 될 것이고, 중장기적인 목표라면 적립식 펀드나 장기주택마련저축 등의 여러 가지 금융상품을 상황에 맞게 고려해볼만 하다.


약세장은 기회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자산이 일정정도 비율로 알맞게 조정이 되었고 각 자산별로 사용처도 정했다고 한다면 이제부터 펼쳐질 약세장은 둘도 없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된다.

볕이 잘 들기만 한다고 해서 맛있는 사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때와 볕이 잘 드는 때가 적절히 섞여야 맛있는 사과가 열린다.

이와 마찬가지로 마냥 상승세만 이어갈 수도 없는 주식시장에서 약세장은 내가 투자하고 있는 자산이 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시련의 시기이다. 이 때 하락의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환매 하거나, 더 손해가 나는 것이 두려워 납입을 중지한다면 비바람 이후에 기다리고 있는 햇볕도 누리지 못한다. 남들에게만 좋은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주가 하락이 더 이상 두렵게 느껴지지 않고 가뭄 끝 비 소식처럼 들린다면, 당신은 이제 수확할 시기만 기다리면 된다.

인내를 정복한 사람은 분명 수익을 통해 수확철에 농부만 느낄 수 있는 여유로운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