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문체장관 후보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 4월1일 재논의
[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가 27일 전날 인사청문을 실시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여야간 합의 불발로 이날 상정하지 못했다.
문체위는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약 1시간 늦게 회의장에 들어온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를 보지 않고 채택 논의는 불가능하다고 반발하면서 안건 상정이 무산됐다.
한국당 문체위 간사인 박인숙 의원은 "오늘 전체회의를 하고 인사청문보고서를 회의에 올리는 데 합의한 것은 맞지만 보고서 (채택)를 합의한 적은 없다"면서 "(결과)보고서를 보지 않고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동의할 수 없다. 보고서 (채택)는 합의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박 후보자는 9번의 위장전입과 탈루 등 10여 가지 의혹이 있기 때문에 장관 후보로 부적절하다. 우리는 장관이 사퇴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보고서는 다시 합의한 후에 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인사청문보고서 상정 때문에 (문체부가) 세종에서 올라왔는데 (한국당이) 합의한 바 없다고 한다. 사실 3당 간사 간에 합의한 사항"이라며 "채택이 안 되는 한이 있더라도 국무위원 후보자 채택의 건 등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가능하면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오늘 논의를 하지 않으면 4월1일 다시 상정했으면 좋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이동섭 의원도 "4월1일에 날을 잡아서 다시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동의했다.
여야 간사간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염동열 한국당 의원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하기로 했다고 들었다"고 말하며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이에 신 의원은 "어제 원만히 합의했다"며 "팩트가 아닌 얘기를 하면 어떡하느냐"고 큰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안민석 위원장은 "여야 간의 입장 차는 존중하지만 여야 간사가 합의한 것을 지키지 못한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지금까지 상임위가 운영된 이후 원만하게 여야 간사들 간의 합의가 진행됐는데 오늘 같은 날은 처음인 것 같다. 위원장으로서 유감이고 이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은 내달 1일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의 건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야당은 전날 진행된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논문 표절, 위장전입 세금 탈루, 친(親) 대기업 행보 등을 두고 공격했다. 현 정부의 '캠코더'(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 영부인 김정숙 여사 친구인 손혜원 무소속 의원 관련 의혹도 제기한 바 있다.
반면 여당은 박 후보자에게 도덕성 논란에 대한 해명 기회를 주면서 전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 적폐 청산 완수를 주문했다. 박 후보자가 위장 전입을 인정하는 등 낮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청문회는 대략 8시간 만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