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사장 "삼성 AMOLED, 모바일 기기에 부적합"

2011-07-22     심민관 기자
3D TV를 놓고 벌어졌던 삼성과 LG의 기술력 논란이 이번에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분야로 번질 조짐이다. 먼저 선수를 친 것은 LG 디스플레이.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21일 실적 발표 후 가진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소비자 측면에서 9개 항목에 대해 비교 조사를 실시하고,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의 AH-IPS가 삼성전자의 AMOLED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이어 “수많은 연구와 조사 끝에 AH-IPS만이 스마트폰에 가장 적합한 디스플레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오히려 AMOLED는 TV 등 대형 디스플레이에만 접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삼성전자의 갤럭시S2에 직격탄을 날렸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AH-IPS 패널은 애플의 아이폰4와 아이패드 등에 탑재돼 있으며, 삼성전자의 AMOLED는 갤럭시S2, 갤럭시탭 등에 적용돼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자체적으로 9개 항목을 비교 조사한 결과 AH-IPS가 AMOLED에 비해 대부분 우수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비교 조사 항목은 ▲해상도 ▲휘도 ▲소비전력 ▲명암비율(CR) ▲색역(sRGB) ▲색정확도 ▲통화시 발열 ▲응답속도 ▲가격 등이다.

이 중 AH-IPS는 명암비율과 응답속도를 제외한 7개 항목에서 삼성의 AMOLED에 비해 우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AMOLED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명암비의 경우에도 암실에서는 AMOLED가 뚜렷하지만, 사무실 밝기의 500Lux 기준으로 봤을 때는 AH-IPS가 더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사장은 “휴대전화의 경우 주로 활동시간에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밝은 곳에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명암비의 경우도 사실상 AH-IPS가 앞서있다”며 “특히 발열 부분에 있어 AH-IPS는 29도를 기록했지만 삼성의 AMOLED는 36.2도를 기록해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이번에 조사한 제품은 3G 기준이기 때문에 4G로 넘어갔을 경우 AMOLED의 발열 온도는 더욱 높아지고, 소비전력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삼성전자가 이러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등 10인치 이하 모바일 제품에서 OLED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AH-IPS에 주력할 방침이다.

소비자 조사에서도 AH-IPS 우월하다는 결과가 확연하게 드러난 상황에서 굳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적합하지 않은 AMOLED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AMOLED가 대형 디스플레이에는 적합하고 3D 편광안경(FPR) 방식에서도 잘 구현되기 때문에 TV분야에서는 OLED에 올인할 계획이다.

권 사장은 “기업 중심적 판단이 아닌 소비자의 편익과 만족이라는 고객가치 측면에서 봤을 때 모바일 분야에서 OLED에 대한 투자는 쓸모 없는 것”이라며 “경쟁사가 모바일에 매진할 때 우리는 TV쪽에 주력해 경쟁사보다 빨리 OLED TV를 출시,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