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3D TV, 생활의 승자는 누구?'

“TV는 편하게 볼 수 있어야 TV지”

2011-07-12     김나영 기자

[김나영 기자] 삼성전자(부회장 최지성)와 LG전자(부회장 구본준)의 3D TV 광고가 상호비방전 양상을 띠는 형국이다. 양사 모두 자사의 상품을 치켜세우며 타사 제품에 대한 문제점을 비꼬듯 표현하고 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3D TV 광고 카피는 “하늘과 땅 차이”로 화질 측면에서 LG전자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이에 맞선 LG전자의 3D TV 광고 카피는 “보라! 누가 하늘이고 누가 땅인지”로 미국 소비자 평가 결과 1위를 앞세웠다. 앞서 방영됐던 TV 광고 역시 마찬가지다. 현빈(삼성 모델)은 앉아서 TV를 보고, 원빈(LG 모델)은 누워서 TV를 보고 있다. 삼성전자 3D TV의 경우 누워서 볼 때 잘 보이지 않는다는 맹점을 LG전자가 지적한 것이다. 양사 모두 한 치의 양보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입체영상(3D)은 사람이 가진 두 눈의 시각차를 이용하여 TV라는 평면의 2차원이 실제와 같은 3차원의 공간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특히 영화관이 아닌 집에서 편한 자세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3D TV 판매 실적 호조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시장 조사 전문기관 디스플레이 서치는 국내 3D TV 시장이 지난해 250만 대의 규모였으며 올해는 8배 이상 커진 2088만 대의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TV를 만드는 기업들 대부분이 이 3D TV에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광고 시장도 마찬가지다. 특히 3D TV의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광고 경쟁은 그 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양사는 이미지성 광고인 듯 영상을 내보내고 있지만 그 안에 숨은 진실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카피처럼 경쟁을 유도하는 카피로 양사가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앞선 지난 3월에는 각각 원빈과 현빈을 주인공으로 한 경쟁 광고로 양사가 치열한 신경전을 보였다. 특히 이 광고에서 누워서 TV보는 원빈과 앉아서 TV보는 현빈의 모습은 양사 3D TV 기술의 차이를 부각시킨 것이다.

보통 TV를 볼 때는 처음에는 바르게 보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몸의 자세가 흐트러지게 된다. 실제 삼성 3D TV의 경우 셔터글래스(SG, Shutter Glasses) 방식 특성상 옆으로 눕거나 몸을 기울이면 검게 변한 화면 외에는 볼 수가 없다. 반면 LG 3D TV의 필름패턴편광(FPR, Film Patterned Retarder) 방식은 옆으로 눕거나 몸을 기울여도 여전히 화면을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화질이 선명하다는 성능상의 우위를 놓고 셔터식을 선택했고 LG전자는 패널의 가격 경쟁력은 물론 사용자의 생활패턴이라는 감성적인 부분도 생각해서 편광식을 선택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는 미국의 소비자 잡지인 컨슈머 리포트가 미국 내 3D TV 평가 1위를 LG 제품으로 선정하며 LG의 손을 들어준 것, 영화 ‘아바타’로 3D 영상의 새로운 장을 쓴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이 기존의 셔터글라스 방식 지지에서 FPR 방식 지지로 돌아선 것과도 그 괘를 같이한다.

익명을 요구한 모 대학의 연구원은 “TV 구매의 이유는 대부분 집에서 쉴 때 보기 위한 것인데 만약 정자세로 앉아야만 보이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곤란하지 않겠느냐”며 “만약 블루투스와 배터리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서 충전도 거의 필요 없고 무게도 잘 안 느껴진다면 모를까, 약간의 화질 차이보다는 편하게 볼 수 있는 것을 택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누워서 3D TV를 보는 건 방통위에서도 권장하지 않는다”며 “그렇게 보면 안 되는 걸 왜 자꾸 고개를 돌리거나 누워서 보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3D TV 및 AT-DMB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표경수 방송통신위원회 전파방송관리과 주무관은 “되도록 바른 자세로 3D TV를 보라는 권고안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허나 어디까지나 금지가 아닌 권고 사항이고 이는 기술력의 한계 때문에 자유롭게 시청 자세를 갖지 못할 뿐”이라고 말했다.

nykim@dailypot.co.kr


#셔터글래스 vs 필름패턴편광, 무엇이 다를까?

■셔터글래스(SG, Shutter Glasses) 방식
사람의 눈이 입체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좌안의 영상과 우안의 영상이 구분되어야 한다. 셔터글래스 방식은 아주 짧은 찰나에 안경을 이용해 좌안에는 좌안 영상, 우안에는 우안 영상을 번갈아 보여주는 방식이다. TV 화면이 한쪽 영상을 보여줄 때 안경은 다른 한쪽을 검게 만들어서 차단한다. 사람의 눈은 초당 24프레임 이상이면 잔상효과로 인하여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좌우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깜빡임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장점은 한쪽 눈이 화면의 모든 화소를 보기 때문에 2D 방식에 비해 화질 저하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3D 안경의 한쪽 면을 가리는 순간과 해당 화면을 보여주는 시간의 동기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TV는 안경과 반드시 동기화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안경의 제작 단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만약 동기가 정확하게 맞지 않을 경우 사람의 눈은 깜빡임을 느낌과 동시에 두통 및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또한 2D 방식에 비해 한쪽 눈에 노출되는 초당 프레임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밝기 저하를 느낄 수 있다.

■필름패턴편광(FPR, Film type Patterned Retarder) 방식
필름패턴편광 방식은 TV 패널에 특수한 필름을 붙여서 이를 편광 안경을 통해 3D를 느끼도록 하는 방식이다. 좌안 필름과 우안 필름을 가로로 번갈아가며 부착하여 패널을 제작한 후 TV 화면의 좌안 필름이 부착된 픽셀에는 좌안 영상, 우안 필름이 부착된 픽셀에는 우안 영상을 동시에 보여준다. 좌우 각기 다른 편광 필름이 부착된 안경을 통해서 좌우 영상이 각 안구에서 구분되기 때문에 시청자는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장점은 한쪽 눈에 노출되는 초당 프레임 수가 2D 방식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밝기 저하나 깜빡임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패널과 안경 제작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안경의 가격이 저렴하다. TV와의 동기화가 필요하지 않아 배터리가 없어 무게가 가볍다. 또한 동기화로 인한 간섭 현상이 없으며 많은 사람이 동시에 시청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동시에 영상을 내보내는 대신 픽셀의 절반만 한쪽 눈을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셔터글래스 방식에 비해 한쪽 눈이 느끼는 화소 수가 줄어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