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중 대교 회장 IOC위원 도전 ‘암초’ 따로 있다

2011-06-29     이범희 기자
[이범희 기자]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 후보 도전 행보에 악재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교의 검찰수사가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는 1명의 IOC위원의 표가 절실한 상황이라 이 같은 주장에 의문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우리나라 IOC위원인 이건희 삼성 회장과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과거 전례를 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IOC위원 선정과정에서 도덕점수가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우리나라 IOC위원 중 2명이 검찰수사를 받았고, 강회장이 총수로 있는 대교 또한 검찰수사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큰 누가 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강 회장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자신의 IOC위원의 꿈을 잠시 미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 내막을 알아본다.

강 회장은 2009년 4년 임기로 세계배드민턴협회장에 재선임됐다. 그러면서 그는 IOC위원으로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게다가 ‘셔틀콕의 마피아’이자 강 회장의 최대경쟁자로 알려진 구날란 세계배드민턴협회 부회장(말레이시아)이 퇴출됨으로써 IOC후보 선임을 위한 강 회장의 행보는 한층 더 힘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5월 12일 대교가 방과 후 교육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금품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본인의 오랜 꿈을 잠시 접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송삼현)는 (주)대교가 방과 후 학교 위탁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교장이나 선생님, 교직원 등 학교 관계자들에게 금품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서울 서초동 본사와 봉천동의 눈높이보라매센터 등 2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방배동 본사에서 물품공급계약서, 거래장부, 현금출납장, 은행통장과 회계 내역이 담긴 하드디스크 등의 전산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대교가 회계장부 조작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를 사업 편의라는 명목으로 학교 교직원 등에게 제공했는지 밝히기 위해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대로 대교 관계자들을 소환해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할 뜻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대교가 관련 업계 1위 업체인데다 교육 당국 고위관계자에 대한 로비 등 다른 가능성도 있어 특수부에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강 회장이 검찰수사로 인해 도덕성의 타격이 불가피해졌고, IOC위원 후보자 선정 자격에도 결격사유가 될 수 있어 IOC 위원 후보자 선정에서 한 발 물러났다는 설이 대두되고 있다.


IOC위원과 검찰의 악행은 지속됐다

일각에선 IOC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과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과거 검찰수사로 인해 자격정지된 적이 있던 터라 이 사실을 쉽게 묵과할 수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 회장의 경우 2008년 7월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 원을 선고받음에 따라 IOC위원 자격정지를 받았다.

박 회장도 이에 앞선 2006년 2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80억 원을 선고받은 뒤 바로 IOC위원직이 자격 정지됐다.

따라서 IOC위원에 대한 국내는 물론 해외스포츠계의 영향력은 줄어들었고, 이미지 하락도 불가피했다. 과거 실시됐던 올림픽 유치전에서도 우리나라는 사전 프레젠테이션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였음에도 IOC위원들의 선정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때문에 금품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강 회장으로서는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스포츠업계의 중론이다.

스포츠협회의 한 관계자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도시 선정을 위해서는 IOC위원의 한 표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설수에 오를 경우 국가적인 악영향이 우려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교 측 관계자는 “아직 검찰수사 결과가 통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IOC위원 후보이야기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교의 스포츠단을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가맹단체장의 경우 3회 연속 재임할 경우 IOC위원 선출확률이 높은데, 현재 강 회장은 2회 선임된 상태여서 IOC위원 후보 등록을 늦춘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IOC위원은 사전적 의미로는 올림픽대회를 주최하는 국제 조직의 일원이다. 세계 스포츠 발전을 이끌고 있는 사람이 선출 대상이다.

이들은 올림픽 개최지, 정식 종목 선정 등 올림픽경기와 관련된 모든 사안을 총괄하는 것이 주 업무다. IOC위원 자리는 스포츠계 최고의 명예직인 셈이다. 세계적 스포츠 스타들 또한 IOC위원이 되는 것이 꿈. 하지만 IOC가 IOC위원 수를 115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IOC위원 수는 총 112명. 3석의 자리가 남았지만 강 회장의 도전의지가 받아들여지긴 힘들어 보인다.

skycros@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