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價 예상밖 하락세 이유는
2011-06-21 김정남 기자
예기치 않았던 일본 대지진이 시장에 혼선을 준데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탓에 전반적인 IT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현재 주력제품인 DDR3 1Gb 128Mx8 1066㎒의 이번달 상반기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하반기 대비 3.92% 하락한 0.98달러를 기록했다.
고정거래가격은 기업들 간 대량거래에 적용되는 가격을 말한다. 현물가격은 매일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소규모로 거래되는 평균가격이다.
지난해 5월 2.72달러를 고점으로 끝없이 하락했던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2월 상반기 1.09달러를 기점으로 1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다. 이후 하락을 거듭한 뒤 올해 초 약 두 달간 0.88달러대에서 안정됐으며, 3월 하반기(0.91달러) 처음 반등했다. 이후 지난달 상반기 1달러를 돌파하면서 약 5개월 만에 1달러대를 회복했지만, 이내 다시 1달러 아래로 무너졌다.
업계 및 증권가 전문가들은 예기치 못한 가격 하락에 향후 확실한 전망을 유보하는 분위기이지만, 당분간 1달러 안팎에서 횡보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PC 수요가 생각보다 저조하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낸드플래시 역시 마찬가지다. 낸드플래시 주력 제품인 16Gb 2Gx8 MLC의 지난달 하반기 고정거래가격은 3.12달러로 지난달 상반기 대비 11.36% 떨어졌다.
2009년 11월 상반기 5.28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차츰 하락하기 시작해 정확히 1년 뒤인 지난해 11월 상반기에는 3.3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서서히 반등해 4월 하반기 3.78달러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상반기, 하반기 큰 폭으로 떨어졌다.
D램익스체인지는 별도의 시장전망을 통해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수요가 당초 전망에 미치지 못했다"며 "고정거래가격은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 태블릿PC의 출하량이 저조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은 제조사들이 생산량은 확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완제품의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애플 아이폰 신모델 출시가 9월로 연기되면서 낸드플래시 수요에 대한 동력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지난해까지 성장을 이끌었던 중국 역시 최근 수요가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완제품 수요 부진이 부품에도 직격탄이라는 얘기다.
예기치 못했던 일본 대지진이 시장에 혼선을 줬다는 분석도 일부 있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일본 대지진 탓에 일본 주요 업체들의 생산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 때문에 가격 급상승에 대한 기대가 만연했다"며 "이 때문에 PC업체들이 예상보다 일찍 재고 확보에 나섰으며, D램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하반기 시황 전망은 다소 엇갈리지만, 당분간은 박스권에서 가격 횡보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