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홍콩 기업가 임명해 신의주특구 재개하나?
2011-06-13 안호균 기자
이는 중국과 함께 압록강변의 황금평·위화도 경제특구 개발에 착수한 북한이 지난 2002년 실패했던 신의주 특구 개발에도 재시동을 거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중국 경제주간지 경제관찰보(經濟觀察報)는 9일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가오 의장이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직을 맡아주길 희망하고 있으며 중국 고위층으로부터 동의도 얻었다"고 보도했다.
가오 의장도 지난 8일 랴오닝성 단둥시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장관직을 맡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가오 회장이 중국 지도층의 신뢰를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점을 평가해 그를 장관직에 내정했으며, 경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여러 차례 북한에 초청했다.
가오 의장의 신헝지 그룹은 최근 착공식을 가진 황금평과 단둥시 일대에 50억 위안 가량을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평·위화도 사업이 진전을 보일 경우 북중 경협은 인근의 신의주 특구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지난 2002년 신의주를 50년간 입법·사법·행정 자치권을 갖는 경제특구로 지정하고 초대 행정장관에 네덜란드 국적의 양빈(楊斌)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을 임명했다.
하지만 자금 유출 등을 우려한 중국 정부는 양빈을 탈세 혐의로 구속했고 특구 개발은 무산됐다. 북한이 중국 정부와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사업을 추진하다 실패를 맛본 셈이다.
북한은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최근 중국과 치밀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오 의장의 내정도 이같은 의도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본토 쓰촨성(四川省) 출신인 가오 의장은 중국과 홍콩의 경제계 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상당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어 신의주 특구 재추진을 지휘하기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된다.
가오 의장은 국정자문 기관인 중국 정치협상회의(정협) 현직 위원이고, 9~10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를 역임하는 등 정치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홍콩에서도 국회의원에 상당하는 입법위원을 두 차례 지냈으며, 홍콩 중화문화총회 회장, 홍콩 중국외상투자사무협조회 회장 등 중국 본토와 홍콩을 연결하는 여러 단체의 대표직도 맡고 있다.
가오 의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신헝지 그룹은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종합투자회사로 현재 자산규모가 600억 홍콩달러(8조3천억원) 규모에 이른다.
한편 중국은 북중 접경지역인 황금평을 100년간 임차하고 그 대가로 식품 등 매년 5억달러(5400억원) 상당의 물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황금평 공식 개발계획도에 따르면 중국은 황금평에서 출발해 신의주를 거쳐 평양까지 연결되는 고속도로와 고속철도를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