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독립유공자인 선친, 영광스럽고 자랑으로 생각해”

[3·1절 특별인터뷰] ‘독립유공자’ 후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2019-03-01     강민정 기자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나라가 빛을 되찾기까지 이를 위해 구슬땀을 흘린 이들이 있다. 독립유공자들이다. 하지만 매해 3·1절이 다가올 때마다 이들의 후손에 관한 처우가 좋지 않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민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선친 고(故) 박종식 씨는 목포상업고등학교 재학 중 독립운동을 한 공로가 인정돼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았다. 일요서울은 지난달 27일 박 의원을 만나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3·1절 100주년을 맞이하는 소감과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다.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소회는.
▲올해가 3·1절, 건국 100주년이 되는데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건국 100주년이라 말하지 못하는 현 정부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다. 그래도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100주년을 맞아 유관순 열사를 1등급 훈장으로 추서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감회가 새롭다.

-선친 고(故) 박종식(목포상고 재학 중 독립운동)씨는 어떤 인물이었나. 
▲선친은 섬인 진도에서 태어나 당시 목포상업학교로 유학을 갔다. 그곳에서 광주학생독립 사건이 일어났다는 말을 듣고 목포 학생대표 2명 중 한 명으로 선정돼 광주에 가 시위에 참여했다.

이후 목포로 내려와 당시 태극기 140~150개를 만들어 목포역에서 대한독립만세운동을 했다고 한다. 지금으로서는 규모가 작다고 느껴지나, 당시 삼엄한 왜경들의 감시망 등 어려움을 뚫고 학생들이 독립운동을 위해 거리로 나갔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큰 쾌거다. 

이 때문에 (선친이) 체포돼 일본 법원에 의해 광주지방법원으로 압송돼 징역형을 선고받고, 당시 대구형무소에서 형을 살다 나왔다. 우리(후손)는 태어나기 전이었기 때문에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1960년 당시 백낙준 문교부 장관에 의해 아버지가 독립유공자로 목포상업학교의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게 됐다. 후손들은 나중에 명예졸업장 대장과 선친이 활동했던 상황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 보도됐고, 광주학생독립운동사 중 몇 쪽에 활동 사항이 적힌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후손들)는 모두 미국에 살고 있었다. 뒤늦게 해당 사실을 알게 된 사촌 형이 보훈처에 독립유공자 신청을 해 1993년도에 선친이 서훈을 받았다. 실질적으로 이 정부에서 독립유공자로 인정한 것은 1960년도라고 생각한다. 선친이 독립운동에 가담해 옥고를 치르고 한 사실에 관해 후손으로서 굉장히 영광스럽고 자랑으로 생각한다. 

-최근 ‘5‧18’ 관련 독립유공자 선정 논란이 있었다. 의원께서 ‘5.18 유공자’로 지정됐단 가짜뉴스도 있었는데, 이런 가짜뉴스를 접할 때 어떤 생각이 드나.
▲나는 5.18 유공자가 아니다. 왜 이리 가짜뉴스가 많은지 모르겠다. 심지어 나에 대해서는 가짜뉴스가 창궐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5.18 유공자’ 논란이 있었다. 나는 유공자가 아니다. 5.18 당시 나는 미국에 있었다. 지금도 가짜뉴스에 대해 고발 조치 등을 하지만, 이제 면역성이 생겼다. 고발하면 대개 300만 원 정도의 약식기소에 처한다. 

지난해 9월 16일 나는 특별수행원으로 선정돼 문 대통령과 평양을 다녀왔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과 내가 독도를 400조에 팔았고, 평양에 가 김정은 국방위원장에게 그 돈을 주고 왔다는 가짜뉴스가 유포되더라. 그런데 독도가 팔렸느냐. 누가 그것을 400조에 사겠느냐. 

이런 가짜뉴스를 믿는 사람들이 있다. 또 계속해서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유튜브를 제작하고, 퍼다 나르는 사람들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이런 인물들이 적발될 때마다 고발 조치를 한다. 현재는 이런 사람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

-현 정부들어 조금은 나아지긴 했지만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등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는데.
▲현재 독립유공자의 손자까지 특혜를 주고 있다. 하지만 유공자 후손 중 한 사람씩에게만 예우를 해준다. 예를 들어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 아들과 딸 두 사람이 있을 경우, 이들 모두에게 (예우를 해)줘야 하는데 한 사람에게만 준다.

이런 부분은 시정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가 국가 재정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정부에게) 무리한 요구를 할 수는 없다. 매달 나오는 보훈기금도 조금씩 인상되는 등 독립유공자 후손의 예우에 관한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