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특보’ 본격 정치 행보 나서나

2004-12-03     홍성철 
열린우리당 염동연 의원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염 의원은 이강철 열린우리당 국민참여본부장과 함께 대표적인 친노 직계그룹 인사로 통한다. DJ(김대중 전대통령)에게 권노갑 박지원이 있었다면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염동연 이강철이 있다는 비유가 나돌 정도로 두 사람은 노 대통령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이처럼 노 대통령 핵심 가신으로 통하는 염 의원이 최근 ‘월요회’라는 모임을 결성, 본격적인 조직 재건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최근 염 의원이 주도한 ‘월요회’ 모임이 결성돼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1월29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첫 공식모임을 가진 ‘월요회’는 조직구성 및 활동방향 등에 대해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한 참석자는 전했다.특히 ‘월요회’ 구성멤버들이 과거 민주당 당료 출신 의원들로 구성됐다는 사실에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아직 공식적으로 구성원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월요회’ 모임에는 염 의원을 비롯해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후보 경기지역 특보를 지낸 박기춘 의원, 민주당 직능위원장 출신인 김기석 의원, 김영배 전민주당대표 권한대행의 보좌관을 역임한 김낙순 의원, 민주당 부산지부장 출신인 윤원호 의원 등이 주요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월요회’가 열린우리당내 과거 민주당 참여 인사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만큼 그 배경 및 향후 활동방향과 관련한 뒷말도 무성하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간의 합당 가교역’, ‘내년 3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호남 재건 플랜’ 등 갖가지 해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정치권 관계자들은 합당 가교역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염 의원이 비록 현정부 출범후 ‘왕특보’라는 애칭과 함께 노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통하고 있지만 그의 정치적 뿌리는 민주당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염 의원은 특히 과거 ‘김대중(DJ) 대통령 만들기’를 주도했던 DJ의 전국 청년조직이었던 연청(새시대 새정치 연합청년회) 사무총장 출신이기도 하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염 의원이 이들 연청조직을 풀가동, 노무현 후보의 경선 승리를 견인했다는 것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민주당과의 이러한 각별한 인연 때문일까. 염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과의 합당론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따라서 염 의원을 중심으로 과거 민주당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월요회’가 향후 민주당과의 합당론 과정에서 막후 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내년 3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호남권 부활 플랜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로 열린우리당은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간 세력확장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안정적 개혁을 지향하고 있는 의원 모임인 ‘안개모’의 출범에 맞서 최근에는 평당원 중심의 ‘중개련’이 출범했고, 유시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참여정치연구회와 명계남·문성근씨를 주축으로 한 국민참여연대는 친노 적자세력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차기 대권주자(정동영 김근태 이해찬 등)를 중심으로 한 당내 파워게임도 본격화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보이지 않게 지역 패권주의 경쟁도 불거지고 있다. 여권 주변에서 김혁규 이강철 김두관 등 영남 실세들이 전략적 연대를 통해 당권 장악을 도모하고 있다는 이른바 ‘영남권 연대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지역 패권경쟁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따라서 ‘월요회’ 결성 배경에는 내년 3월 전대를 앞두고 계파간 세력 싸움 등 급변하는 당내 세력 재편 움직임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시각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당내 호남권 좌장격인 염 의원을 중심으로 향후 전개될 당권 경쟁 과정에서 호남 지분 챙기기 내지는 호남 부활 플랜을 도모하기 위해 ‘월요회’를 결성했을 것이란 분석.또 여권 일각에서는 ‘월요회’ 멤버 면면에 비춰볼 때 이들이 ‘영남 연대론’에 맞서 향후 대권구도에서 정동영 통일부장관 등 호남권 후보와의 전략적 연대를 적극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