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박지원 ‘엇갈린 운명’

2004-11-19      
박지원 전청와대비서실장과 권노갑 전민주당고문. 두 사람은 DJ와 반평생 정치역정을 함께 해온 DJ의 대표적인 핵심 측근이다.하지만 두 사람은 현정부 출범이후 ‘현대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 등으로 구속되는 신세로 전락했다. DJ정부때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던 두 사람이 약속이나 한듯 ‘영어의 몸’이 된 현실은 권력의 무상함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이처럼 ‘권력의 향유’와 ‘영어의 몸’을 함께 나눴던 두 사람은 최근 법원의 판결로 엇갈린 운명을 맞이하게 됐다. 박 전실장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선고를 받은 반면 권 전고문은 유죄판결을 확정 받았기 때문이다.박 전실장은 지난해 구속될 당시 “꽃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겠는가”라는 특유의 은유적 표현으로 수감의 변을 밝히기도 했다.

또 수감중에는 급성 녹내장으로 실명위기에 놓여 수술을 받는 등 적지않은 시련을 겪기도 했다.박 전실장은 대법원 판결후 보석을 신청, 가석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반면 권 전고문은 지난 10월 상고심에서 징역 5년 및 추징금 150억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되면서 적지 않은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야 하는 신세가 됐다.재판 과정에서 “하늘만은 진실을 알 것이다”라며 눈물을 흘리며 무죄를 주장했던 권 전고문의 한가닥 희망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두 가신의 엇갈린 운명을 지켜본 DJ의 심정은 어떠할까.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을 통해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최고권력자의 회한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