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논평 - 기름 값 인하, 시장 왜곡 불러와

2011-04-12     이진우 산업·경제 부장 
최근 정유사들이 선두업체 SK에너지를 시작으로 줄줄이 기름 값을 인하했다. 문제는 시장에 순응하는 자율적인 인하가 아니라는 데 있다.

연초 “기름 값이 묘하다”는 대통령의 발언 직후 정부는 기름 값을 내리라며 정유사들을 압박해 왔다. 지식경제부와 기획재정부에서는 장관들이 앞 다퉈 기름 값 인하를 종용했다. 지경부와 기재부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까지 가세하여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기름 값에 대한 원가분석부터 시작해 공정위는 가격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로 정유사를 압박했다.

결국 정부의 압박에 정유사들은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중동사태가 장기화되고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제유가의 흐름이 어떻게 변동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유사들은 정부의 압박에 굴복하여 가격인하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향후 3개월간 기름 값을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변화를 창조해 나가야 할 때

이러한 상황을 접하면서 우리 경제가 과연 대내외적인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성장과 물가안정이라는 경제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원래 MB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시장주의(MB노믹스)였다. 그러나 최근 친서민 정책 기조를 우선시 하면서 시장을 왜곡하는 우를 자주 범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은 우리 경제가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외생 변수다. 이는 시장에 순응하면서 그 충격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만약 시장에 역행한다면 시장은 반드시 그 대가를 요구할 것이다.

이제는 정부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가 고유가 시대에 걸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추구해야 할 때라고 본다.

[이진우 산업.경제 부장] voreolee@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