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 폐막 "흥행 성공했지만 한계 드러내, 고유의 특색 찾아야"

전문가들 "신차·콘셉트 카 확대, 한국적 독특함 접목해야"

2011-04-12     김훈기 기자
'2011 서울모터쇼'가 역대 2번째로 100만 관람객을 모으며 10일 화려하게 폐막했다. 전시 차량만 300대에 이를 정도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전시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예년과 달리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언론공개를 시작으로 모두 11일간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이 100만5460명을 기록하며 2005년(101만9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100만을 넘어섰다. 특히 친환경차 시승행사나 포토 콘테스트, 대학생 자동차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과 전국대학생 자작 자동차대회 등 부대행사도 인기였다.

여기에 국내 완성차들은 친환경차와 콘셉트 카로 기술력을 과시했고, 출시 예정인 신차를 소개하며 사전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수입차 업계도 이번 모터쇼가 국내 시장 성장의 계기가 됐다. 모터쇼를 전후해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지난달 판매량이 1997년 시장 개방 이후 사상 최초로 1만대를 넘어선 것이다.

반면 외형적 성공과 달리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모델이 6대(1대는 버스)에 불과하고 콘셉트 카는 23대만이 나와 질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열리며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 세계 주요 자동차 메이커와 중국 토종 메이커들이 무려 75개에 달하는 월드 프리미어를 출품하기로 한 것과도 비교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터쇼는 오랜 역사에 더해 세계 첫 공개(월드 프리미어) 차량이 몇 대인지로 권위를 평가하곤 한다. 파리모터쇼, 프랑크푸르트모터쇼, 제네바모터쇼, 디트로이트모터쇼, 도쿄모터쇼가 세계 5대 모터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취객이 전시 차량을 훼손하고, 일부 수입차가 상하이모터쇼 전시를 이유로 차를 빼는 등 운영상의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좁은 전시장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서울모터쇼가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서울모터쇼가 '한국'이라는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성장하기 위해서는 독특한 성격을 지닌 모터쇼로 거듭나야 한다고 언급한다. 올해 처음 시도한 '세계 자동차 CEO 포럼'의 경우 주요 인사들이 빠지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서울모터쇼가 세계 5대 모터쇼 규모로 성장하려면 콘셉트 카나 신차가 많이 나와야 하고, 한국적인 것을 모터쇼에 접목해 우리만의 특징적인 것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선정적이라고 지적을 받고 있는 모터쇼 도우미도 우리와 중국밖에 없는 독특한 것인 만큼 이를 잘 살리고 자동차를 부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모터쇼만의 독특한 특징을 만들어내느냐가 5대 모터쇼로 올라서는 관건이 될 것이다"며 "친환경 전기차나 배터리의 경우 우리가 해외 업체에 뒤지지 않는 만큼 이런 부분을 잘 개발하면 특색 있는 모터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주력산업팀장) 역시 "모터쇼에는 신차와 콘셉트 카가 많이 나와야 하는데 한국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짧은 역사 탓에 이런 점에서 아직 국제적 수준에는 올라가지 못했다"며 "전시장 규모도 확대하고 부품사도 대거 참여시켜 모터쇼를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