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방사능 우려…3월 청정가전 반짝 특수
"공포 분위기 유효…이번달도 증가할 것"
2011-04-12 김정남 기자
생활가전업계는 유해물질에 대한 우려가 현재진행형이라 한동안 판매량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생활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내놓은 공기청정기와 에어워셔 제품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월 대비 10% 상승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두 제품을 합해 올해 들어 월평균 7000~8000대 정도 판매했는데, 지난달 판매량은 더욱 늘었다"며 "특히 최근 출시한 헬스케어 에어워셔 신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공기 중의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나노 플라즈마 이온' 기능을 알리는데 마케팅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 올해 안으로 2~3개 제품을 더 내놓을 예정이다.
황사철에 봄맞이 대청소 수요까지 더해 한경희생활과학의 스팀청소기도 예상을 웃도는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이 제품 라인업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0% 증가했다.
웅진코웨이는 방사능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으로 '정수 필터의 방사성 물질 제거효율 평가' 연구를 진행, 정수기에 사용되는 RO멤브레인 필터가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과 라듐을 99.9% 제거한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1~3월) 정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11만5000대) 대비 약 30% 증가한 15만대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35% 이상 늘었다. 특히 방사능 물질 제거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는 게 웅진코웨이의 설명이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정수기는 여름철이 성수기여서 봄철 판매량은 해마다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올해 방사능의 영향으로 이례적으로 판매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황사주의보가 발령됐던 지난달 셋째주 주말(19~20일) 자사의 스마트 에어컨의 판매량이 보통 주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판매 호조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올해 봄 중국의 심각한 겨울 가뭄 탓에 어느 해보다 황사 발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황사특보 발령일수에 따라 보상해주는 황사 마케팅도 더욱 주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위니아만도의 에어워셔 신제품도 잘 팔리고 있다. 이 제품 라인업의 지난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0% 이상 증가했다. 이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란 게 위니아만도의 설명이다.
로봇청소기업체 아이로봇은 최근 2주간 자사의 로봇청소기 룸바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0% 증가했다고 밝혔다. 황사와 방사능 등이 이슈로 떠오른 지난달 25일 이후의 판매 수치다.
청호나이스의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역시 판매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달 수량기준 3만5000대, 금액기준 3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석호 청호나이스 대표는 "방사능 물질에 대한 우려로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매출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처음 정수기 시장에 뛰어든 쿠쿠홈시스 역시 지난달 예상 외의 판매 호조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출시한 쿠쿠 내추럴워터 정수기의 지난달 판매량은 1만대 이상이었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홈쇼핑(GS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데, 이번달 방송분에서는 목표 대비 최고 170%까지 판매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봄철이면 으레 찾아오는 황사에 방사능까지 겹쳐 사회 전반에 유해물질에 대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그 덕에 생활가전업계는 톡톡히 수혜를 입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 분위기는 아직도 유효하다"며 "공기청정기나 에어워셔의 경우 봄철 성수기까지 겹쳐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며, 정수기는 이 같은 호조세를 여름철 성수기까지 가져가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