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日 넘으니 '리비아' 뇌관…油價 '촉각'
2011-03-21 이국현 기자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지난 19일 저녁(현지시각) 프랑스와 미국, 영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이 리비아에 대한 미사일 공격과 공습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아랍권을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의 군사 개입이다.
관건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유가 향방이다. 리비아를 비롯한 북아프라키 중동지역 정세 불안은 유가로 귀결될 수 있다.
현재 국제 유가는 지난해 말 대비 20% 상승해 배럴당 110달러 내외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MENA(중동·북아프리카) 사태 초반 브렌트유나 두바이유와 격차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이던 서부텍스산중질유(WTI)도 시차를 두고 동반 급등하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현대증권 박혁수 연구원은 "MENA 문제의 경우 리비아 서방 국가들의 무력 개입이 있었지만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이라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해 여전히 오리무중 정국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유가 향방을 여전히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리비아 사태가 증시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영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중동사태는 내부적인 갈등 시기에 금융시장 측면 악재의 피크였으며 서부 강대국의 군사 개입 이후 안정세를 찾아갔다"며 "향후 리비아의 정부와 시민군의 전쟁상황에서 외부 군사 개입으로 내분 종식뿐만 아니라 중동 전체 및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민주화 혁명의 패턴으로 볼 때 리바아 사태 역시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여유 생산능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파급되지 않으면 유가 고공행진은 멈춘다"고 밝혔다.
다만 정정불안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융국으로 파급되는 경우 국제 유가는 역사적 고점 수준인 14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KTB투자증권 정용택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유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OPEC이 증산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어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되더라도 원유 생산 부족분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 소재용 연구원은 "아직 불확실한 변수가 있지만 일본 원전사태는 최악의 상황을 넘기고 있어 엔화 강세 압력도 완화될 것"이라며 "리비아 사태는 다국적군의 우위로 빠르면 한 달 내외의 단기전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주에는 미국 기존 및 신규주택 판매와 중국 선행지수 등 경제지표가 발표되지만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경제 지표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 연구원은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통해 유럽 재정안정기금의 확대가 마무리될 경우 포르투갈에 이어 스페인까지 이전되고 있는 재정위기가 일단 진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